천정부지 인플레에 소비 패턴 바꿔…싼 마켓 찾아가고, 값싼' PB제품<자체 브랜드>' 구입 늘어

[뉴스진단]

코로나 초기 식료품 사는데 돈 아끼던 때와 딴판
한인들도 50센트라도 싼 제품 구입 '스마트 쇼핑'

#최근 김모씨(60·세리토스)는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김씨는 "항상 집앞 랄프스에서 장을 보는데 값이 올라서 예전보다 10달러는 더 드는 것 같다"며 "이젠 비교적 저렴한 월마트를 가거나 코스코에서 산 식재료를 친구와 나눠 먹는다"고 전했다.

 #평소 베이컨 김치볶음밥을 즐겨 먹는다는 박모씨(30·LA)는 "최근 베이컨 가격이 고공상승해서 당분간은 먹기가 힘들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론 원래 다니던 마켓 대신 조금 더 저렴한 달러트리를 이용 할 계획"이라고 했다.

 식료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덕에 식료품 소비를 늘리던 코로나19 사태 초기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대형마트의 값싼 PB(자체 브랜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식료품 가격 상승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이 더욱 저렴한 제품으로 쇼핑 카트를 채우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이들은 벌크형 식료품이나 PB 제품을 구입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미국 대형마트 임원들은 "소비자들이 더 많은 할인을 원하면서 식용유, 냉동식품 등을 저가의 PB 제품으로 구입하고 있다"며 "다양한 매장에서 가격을 비교하고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가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미국 소비자들은 식료품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실업수당 등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여윳돈이 생긴 소비자들이 식료품을 마음껏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식과 여행이 제한되자 식료품 구입에 지출을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미국인들의 소비 패턴을 바꿔놨다. 육류 야채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미국인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탓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7% 상승하며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소비자는  "2인 가구의 식료품 구입 비용이 한 달 전 125~150달러에서 200달러로 늘어났다"며 "돈을 절약하기 위해 점점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식료품 비용을 아끼기 위해 PB 제품 구입을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RI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까지 12주간 미국 소매업체에서 식음료 PB 제품은 전체 매출에서 약 21%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식용유 PB 제품의 매출 비중은 일반 식용유 대비 4.4%포인트 증가했다. PB가 아닌 기존 과자와 냉동 야채의 매출 비중은 각각 1.6%포인트, 1.4%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대형마트 임원들은 "2020년에는 PB 제품이 점유율을 잃었지만 그 이후로는 PB 제품의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WSJ은 "PB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많은 대형마트들이 공급을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