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에 美 언론 찬사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출연이 취소된 러시아 연주자의 대타로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 선 피아니스트 조성진에게 미국 언론이 찬사를 보냈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카네기홀에서 지난 25일 빈필하모닉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 조성진에 대한 리뷰 기사에서 "숙련된 음악을 들려줬고, 기적같은 연주 솜씨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당초 이날 공연은 세계적인 지휘자인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지휘에 데니스 마추예프가 협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게르기예프와 마추예프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합병을 지지한 것이 문제가 돼 공연에서 배제됐다.

이에 따라 빈필하모닉 지휘는 야닉 네제 세갱이 맡게 됐고, 마추예프의 빈자리는 조성진이 채우게 됐다.

조성진은 카네기홀 측의 긴급 호출을 받고 독일 베를린에서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 도착했다.

NYT는 조성진이 2019년 이후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을 연주한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빈필하모닉과 협주한 적도 없었고, 카네기홀 무대에 서는 것도 처음이었다.

이처럼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조성진의 연주는 너무나도 훌륭했다는 것이 NYT의 평가다.

감정이나 기교를 부담스럽게 쏟아붇는 연주가 아닌, 순간적인 감성을 유려하게 표현하는 연주로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NYT는 이날 조성진과 빈필하모닉의 리허설은 공연 75분 전에야 열릴 정도로 일정이 촉박했지만, 공연 자체는 훌륭했다고 지적했다.

당초 계획대로 게르기예프와 마추예프가 연주하는 것보다 결과가 나은 것 같다는 평가도 나왔다.

게르기예프는 세계적인 지휘자이지만 일관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피아니스트 마추예프는 라흐마니노프의 곡에서는 과도하게 질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