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사람 인격 담겨있어 끌려든다"

망자 목소리 책읽기·조상 동영상 등 속속 등장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보고픈 망자의 목소리와 이미지를 재현해 마치 그가 살아있는 것처럼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등장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최근 자신의 가계와 조상에 대한 관심이 확산하는 가운데 AI를 활용해 가족의 기억을 보전하고 세대간 유대를 넓힐 수 있는 신기술이 나왔다며 13일(현지시간)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이런 AI 도구를 활용하면 아이들도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 세대와의 연대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AI는 또 유명인사들이나 유대인 학살 등 대참사 생존자 등의 기억을 보전하는 데도 유용하다.

지난해 8월 미국 영화배우 에드 아스너는 죽기 전 며칠 동안 자신의 음성과 동영상을 녹화했다.

아스너가 죽고 난 뒤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이들은 그의 음성과 동영상을 재생한 AI '스토리파일'의 디스플레이 장치로 그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의 아들 매트 아스너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추모객이 그냥 들러서 별도 준비 없이 묻고 싶은 것 몇 가지를 질문하면 됐다고 말했다.

매트는 "실제로는 질문 하나로 멈출 수는 없었다"며 "AI에 인격이 담겨있어 거기에 매료된다는 점이 훌륭했다"고 설명했다.

추모객은 아스너의 모습에 깜짝 놀라다가도 대다수 깊은 인상을 받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스토리파일 외에도 여러 AI가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아마존은 최근 망자의 목소리로 책을 읽는 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의 인체 모형을 선보였다.

사망한 이가 남긴 짤막한 음성을 프로그램에 삽입하면 망자의 음성으로 듣는 독서가 가능하다.

조상 찾기 사이트인 '마이 헤리티지'는 친지가 남겨 놓고 간 빛바랜 사진을 활성화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깊은 향수'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셜미디어와 텍스트로 특정인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로봇인 '대화봇' 제작 특허를 최근 취득했다.

기술업체 히어애프터는 어떤 이의 이야기와 그의 사진을 결합해 가족들이 그의 삶과 경험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AI를 개발했다.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