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3주 만에 1만명 이상 '급증'…WHO '공중보건 비상사태'선언 

[지구촌]

초기 감기 증상서 얼굴·생식기 등 발진 물집
사람 간의 밀접 접촉 통해 누구나 감염 가능 
징그럽지만 비교적 경미…대부분 자연 회복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에 대해 처음 PHEIC를 선언한 뒤 7번째다. 

전체 환자 4명중 1명 미국서
WHO가 발표한 원숭이두창 발생 현황에 따르면 21일까지 전 세계 75개국에서 1만5734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5월 13일부터 6월 30일까지 7주 동안 58개국 5322명의 환자가 발생했던 것에 비춰보면, 최근 3주 만에 1만명 이상 급증하며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전체 환자 중 74%가 유럽에서, 24%가 미주에서, 2%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다. 환자의 99%는 남성이며 79%가 25∼45세 사이로 조사됐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원숭이두창에 대해 PHEIC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PHEIC가 선언되면 WHO가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
WHO 현재 코로나19와 소아마비에 대해서만 PHEIC를 선언한 상태다.
이번 발표에 앞서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는 전원의 찬성을 얻지 않은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PHEIC를 선언했다.더 많은 국가로 확산하기 전에 전 세계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질병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령자·임신부 등은 주의해야
원숭이두창은 원래 중서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견되던 풍토병이다. 1958년 원숭이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되면서 원숭이두창이란 이름이 붙었다.
초기 증상은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오한, 피로감 등 감기와 비슷하다. 이후 발진이 나타나는데 보통 얼굴부터 시작해 생식기 등 다른 신체 부위로 퍼진다. 동그란 붉은 반점 같은 구진성 발진(경계가 뚜렷하고 언덕과 같이 조직이 융기된 발진의 증상)에서 수포(물집)→농포(고름이 차는 포진)→가피(마르면서 굳은 딱지) 등 단계로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밀접접촉을 통해 누구나 원숭이두창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CDC는 “사람간의 전염은 주로 밀접접촉에서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발생하거나 발진이나 오염된 의류를 직접 만지는 경로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대부분의 경우 비교적 경미하게 지나가고 징그러울 순 있지만 저절로 낫는다. 시간은 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임산부 등 취약층에선 주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