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들이대고 관광객 시계 강탈 강도

4억짜리 인줄 알았는데 '모조품'
괜히 가짜 때문에 신고할라 반환

이탈리아 남부 도시 나폴리에서 관광객의 시계를 훔친 도둑이 시계가 모조품인 것을 깨닫고 주인에게 돌려주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22일 CNN에 따르면  나폴리 시내 한복판인 트리에스테&트렌토 광장의 한 술집 야외 좌석에 앉아있던 스위스 관광객 2명에게 다가간 한 강도가 관광객 중 한 명의 머리에 총을 겨눠 위협한뒤 그가 팔에 차고 있던 시계를 재빨리 강탈한후 도주했다.

그러나 약 7분 뒤, 시계를 훔쳐간 강도가 아닌 다른 남성이 시계를 빼앗겨 황망해 하고 있는 이들 관광객에게 접근했다. 그는 자신에게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두 팔을 흔들며 피해자들이 있는 테이블로 다가와 시계를 돌려주고 떠났다. 이 모든 장면은 술집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CNN 방송은 강도가 시계를 돌려준 이유는 빼앗은 시계가 30만 유로(약 4억원) 값어치의 고가 스위스제 시계인줄 알았으나 자세히 살펴보니 모조품이라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범행이 일어난 술집 주인인 안토니오 비스콘티는 "강도가 시계를 돌려주며 연신 '미안하다'고 한 것은 혹시라도 신고당하지 않기 위한 속셈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폴리는 한때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힐 만큼 빼어난 풍광과 피자의 발상지로 유명하지만, 지역 마피아인 '카모라'의 활개 속에 최근 몇 년 동안 크고 작은 범죄가 빈발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일례로 올여름 관광객을 겨냥한 시계 강탈 사건이 자주 발생하자 현지 호텔들이 투숙객에게 플라스틱 손목시계를 나눠주게 하자는 웃지 못할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