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년 새 세 번째 큰 분화"…주민에 피난 권고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규슈섬 남쪽 가고시마현에 있는 활화산 사쿠라지마가 이틀 연속 강하게 분화를 일으켰다.

25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사쿠라지마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6시 31분에도 분화했다.

이날 분화로 분연(噴煙·화산 분화구에서 연기처럼 솟아오르는 화산가스나 알갱이가 작은 화산재)이 화구에서 약 2.2㎞ 높이까지 솟아올랐다.

기상청은 화산재가 약 2.5㎞ 높이까지 솟아오르면 북동쪽으로 날아가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화산재는 오전 10시 무렵이면 가고시마현 경계를 넘어 이웃한 미야자키현까지 날아가 떨어질 것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지면에 쌓이는 화산재의 양은 화구에 인접한 지역이 0.1∼1㎜ 높이이고, 여타 지역은 0.1㎜ 미만일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사쿠라지마는 24일 오후 8시 5분에 분화해 분석(噴石, 화산이 분출할 때 나오는 굳은 용암 조각이나 암석 파편 등)이 화구에서 동쪽으로 약 2.5㎞ 떨어진 곳까지 날아갔다.

기상청은 분화구에서 반경 3㎞ 이내 지역의 주민들에게 피난을 당부하는 '분화 경계 레벨5'를 발령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피난 대상 주민 33가구 51명 가운데 이날 오전 8시 기준 23세대 33명이 대피했다.

일본 정부는 24일 밤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관저대책실을 설치했으며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피해 방지 조치를 철저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가고시마시는 분화의 영향을 고려해 사쿠라지마 섬안에 있는 유치원, 보육원, 방과 후 아동 시설 등을 휴원하도록 했다.

사쿠라지마의 화구에서 분석이 2㎞ 넘게 날아가는 분화가 발생한 것은 2020년 6월 4일 이후 2년여만이다.

가고시마시청 사쿠라지마지소에 있던 한 직원은 "분화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으나 공진으로 유리창이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이번 분화가 근래 보기 드문 강력한 것이지만 100여 년 전과 같은 수준은 아닐 것으로 관측했다.

화산 물리학자인 이시하라 가즈히로 교토대 명예교수는 "분석이 이번과 같은 정도로 날아가는 것은 (화산 활동이) 활발했던 1970∼1980년대 무렵에는 종종 있었지만 최근 20년 사이에는 상위 3위에 들 정도로 큰 분화"라고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다만 그는 사쿠라지마가 1914년 1월부터 강력하게 분화해 58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하고 분출물로 인해 섬이던 사쿠라지마가 동쪽에 있던 오스미반도와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던 이른바 '다이쇼 대분화'와 같은 대규모 분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관해서는 "지금까지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