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을 넘어 앨범패키징에 정체성을 녹여내는 K팝 가수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뉴진스의 첫 번째 미니앨범 ‘뉴 진스’(New Jeans)는 원형 가방형태의 한정판 버전을 선보여 음악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았다.
일명 ‘뉴진스 백’ 버전은 뉴진스의 정체성이 돋보이는 디자인의 가방과 멤버들의 사진으로 꾸민 핀업 북(PIN-UP BOOK), CD, 포토카드로 구성되어 있다. 컬러는 블랙, 화이트, 레드 총 3종류다.

어도어 측이 가방을 직접 착용하고 있는 뉴진스 멤버들의 사진도 공개하면서 단순히 CD패키징이 아닌 일상소품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누리꾼들이 늘어났다. 멤버들의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방만 보더라도 저 가격이면 바로 샀을 거다. 심지어 앨범까지 준다니 이득이다”, “걸그룹 앨범 처음 구매해본다. 이번 앨범 정말 소장욕구 생기게 만들었다” 등 호평을 쏟아냈다. 해당 앨범은 예약판매 이틀째인 26일에 전량 매진됐으며, 8월 1일 기준 화이트 컬러는 여전히 품절 상태이다.

뉴진스의 패키징 앨범 뿐만 아니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은 지난 달 29일 발매한 첫 정규 앨범 ‘잭 인 더 박스’의 실물 앨범에 두 장의 포토카드와 음원을감상할 수 있는 링크가 담긴 QR코드를 수록했다. 별도의 CD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온라인 상으로 음원을 감상할 수 있다.

대다수 K팝 가수들이 CD, 사진집, 포토카드 등으로 구성된 앨범을 발매하는 것과 달리 최근 들어 이색적인 앨범 패키징 시도가 늘고 있다. CD와 최소한의 구성물로 이루어진 콥팩트한 앨범, 빈티지한 감성을 자극하는 LP 등 다양한 방식의 앨범이 등장하고 있다. 이제는 앨범 패키징에도 아티스트의 색을 담게 됐다.

뉴진스의 한정판 앨범에 대해 김도헌 평론가는 “K팝 음반 판매량이 나날이 늘어가는 가운데 CD는 차트 진입용, 팬들을 위한 사진첩용, 포토카드 추첨을 위한 장치로 소비되고 있다. 이번 뉴진스의 한정판 앨범은 ‘CD를 구매한다’는 의미를 CDP 모양의가방으로 만들어 K팝 팬들에게 앨범의 물성을 소개하고, 오랜 음악 팬들에게도 관심을 끌 수 있는 현명한 디자인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K팝 앨범 판매량은 관심의 척도, 팬덤의 결집도 및 규모를 상징하는 지표가 됐다. 이번 뉴진스의 앨범 선주문 44만장 판매고는 음악팬들이 이 그룹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증명하는 지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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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어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