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토론회서 李에 공세 쏠려…강훈식도 "의원 욕하는 플랫폼 부적절"

朴 "'셀프공천' 박지현에게 전화했나" 李 "의견 냈으나 권한 행사 없었다"

尹 정권 향해 李 "무능·무책임·무기력" 朴 "걱정 대통령" 姜 "국정 포기"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정윤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박용진·강훈식 후보(기호 순)가 첫 토론회에서는 최근 논란이 된 이 후보의 저소득층 관련 발언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재명 때리기'에 나선 박 후보는 이 후보가 '남탓 노선'을 선택한 것이라고 지적했고, 강 후보는 당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된 이 후보의 '의원 욕하는 플랫폼' 발언 등을 문제 삼았다.

유력한 당권 주자로 평가받는 이 후보는 이 같은 공세를 방어하며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 李 물고 늘어진 朴…"저소득층 폄하 아닌가" vs "전체 맥락을 살펴라"

가장 먼저 주도권 토론에 나선 박 후보는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은 것은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환경 때문이다'라고 한 이 후보의 지난달 29일 발언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박 후보는 "혁신하지 않은 채 실패와 패배의 원인을 남에게서 찾는 '남탓 노선'으로 가면 다시는 승리할 수 없다"라며 "저학력·저소득층을 폄하하고 그분들의 잘못을 규정하는 것 아닌가"라고 몰아붙였다.

예비경선 단계에서부터 지속했던 '1위 때리기' 전략이었다.

이 후보는 "말에 맥락이라는 게 있는 만큼 전체 취지를 살펴보셨으면 좋겠다"라며 "대기업 법인세를 깎고 서민의 일자리 예산을 삭감하는 정당을 지지하는 게 아쉽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과도하게 침소봉대하지 말고, 오해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지방선거 당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 후보를 향해 '셀프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을 두고도 공세를 이어 갔다.

박지현 당시 공동비대위원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인천 계양을 공천을 요청했다'고 주장한 것까지 엮어 "박 전 위원장에게 전화한 적 있나"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아울러 "사당화가 될까봐 두렵다"고도 했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을 공략한 것이다.

이 후보는 "여러 의견을 나눈 것은 맞지만, 제가 당의 시스템을 무력화하거나 그 권한을 전적으로 행사한 게 아니니 그것을 '셀프공천'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맞섰다.

이 후보를 향한 공격에 강 후보도 가세했다.

강 후보는 '당에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게 하자'는 이 후보의 발언을 평가해 달라는 박 후보의 요청에 "적절하지 않다"라며 "진정한 민주주의는 존중을 바탕으로 소통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 李 "통합하는 당" 朴 "이기는 민주당" 姜 "젊은 수권정당"

당 대표에 당선된 후 각자가 그리는 민주당의 청사진도 조금씩 결이 달랐다.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이 후보는 당선될 경우 경선 '친명'(친이재명)과 '반명'(반이재명)이 대립하는 후유증을 봉합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보이겠다고 천명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더 나은 삶이 가능해지려민 정치와 민주당이 바로 서야 한다"라며 "미래 비전이 뚜렷하고, 유능하고, 강하고, 혁신하고, 통합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반면 박 후보는 이 후보에게 제기되는 대선·지선 패배 책임론을 겨냥했다.

박 후보는 "광주에서 당선되면 부산, 대구, 강원 험지에서도 당선되는,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라며 "민심과 상식, 포용의 정당, 사회 연대정당으로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두 후보 간 신경전을 동시에 비판하며 새로운 리더십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강 후보는 "'유력 후보가 되면 당이 분열되지 않을까', '(유력 후보에) 강하게 반대하는 후보가 되면 민주당의 중요한 가치 자산을 깨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며 "해결책은 새판 짜기, 젊은 수권정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 尹 정권 비판에는 '한목소리'

각종 이슈를 두고 대립하던 후보들도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세 후보 모두 잇따른 선거 패배로 실의에 빠진 당을 정비해 윤석열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현 정권은) 무능·무책임·무기력한 '3무(無) 정권'"이라며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을 할 경우에 강력하게 견제해 야당의 역할, 국민의 뜻을 국회에서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임기 시작 후 두 달 만에 이 정권은 '불안 정권'이 됐고, 권력 사유화 등으로 윤 대통령은 '걱정 대통령'이 되고 있다"라며 "이럴 때 제1야당인 민주당은 능수능란한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도 "여당은 내부 권력 다툼으로 사실상 국정운영을 포기한 상태"라며 "민생을 위한 길이라면 정부·여당에 어떤 것이라도 협조하겠지만, 실정이 계속된다면 매섭게 몰아붙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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