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 낙태권 폐지 판결 후
산부인과 의사 9천명 부족 '기근' 


연방대법원이 지난 6월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것과 관련 미국의 산부인과 의사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보도했다. 임신중지 수술은 물론이고 상담이나 진료까지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산부인과가 기피 대상이 되고 있는 탓이다.
매체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산부인과 의사가 9천명 이상 부족한 상태로 2050년엔 부족한 산부인과 의사 숫자가 약 2만2천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의료인력 회사인 ‘AMN 헬스케어’의 경우  최근 텍사스에 있는 한 병원의 산부인과 의사 자리를 채우려고 의사 3명에게 연락했으나 전부 거절당했다. 이들은 "내가 내 일을 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물거나 의사 면허를 잃을 수 있다 것이 두렵다"고 토로했다. 텍사스에선 낙태권 제한 조치가 시행 중이다.
낙태권 폐지 찬성론자들의 가장 강력한 명분은 '태아의 생명권 존중'이다. 그러나 나타난 현상은 정반대다. 산부인과 의사의 감소로 태아는 물론이고 여성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난임 치료를 할 의사가 부족해지면서 '생명의 잉태' 자체가 가로막힐 가능성도 커졌다.
한 산부인과 의사는  “치료와 상담을 했다는 이유로 기소되기를 바라는 의사는 없다"며 "(낙태권 금지법이 입법된 주에서는) 산부인과 의사를 모집하는데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