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친이계 좌장 이재오 전언…이 전 대통령 "너무 서운해 하지 말아라"

친이계 내부는 불편한 기색도 감지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안채원 기자 =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10일 자신에 대한 8·15 광복절 특별사면 문제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된다면 (나를) 사면 안 해도 좋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옛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상임고문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이 고문이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금은 국가 안정과 당의 안정이 제일 필요할 때"라며 "내 사면 문제로 공연히 (국정) 안정에 지장이 간다면 나는 사면 안 해도 좋다"고도 말했다고 이 고문이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 고문에게 "그러니 그 점에 대해 너무 서운해 하지 말아라"고도 했다고 한다.

오는 15일 광복절을 맞아 윤석열 정부의 첫 특별 사면이 이뤄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경제인과 민생 사범 위주로 사면이 이뤄지고 정치인은 사면 대상에서 일괄배제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 밑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정치인 사면'을 할 경우 국정운영에 추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전 대통령의 이런 언급에도 MB계는 사면 대상 제외 소식에 불만을 드러내는 표정이다.

이와 관련 한 친이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을 사면 하더라도 정부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배제 기류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지난 9일 특사 대상자를 심사·선정하는 사면심사위원회를 개최한 법무부는 오는 12일 최종 사면 대상자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chae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