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인데…악플의 수준이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렵다.”

많은 스타들이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류를 이끌고 있는 아이돌들은 어린 나이부터 악의적 비방, 인신공격, 성희롱, 명예훼손 등에 상시 노출돼 있다. 심지어 미성년자 멤버들을 향한 성희롱적인 발언들은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악플에 견디다 못한 이들은 소속사의 대처에 따라 소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최근 많은 소속사들은 소속 아티스트의 보호를 위해 악플 자료를 수집해 선처 없는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브 자매’ 르세라핌과 뉴진스가 악플러에 칼을 빼들었다. 최근 르세라핌 소속사 쏘스뮤직은 “당사는 팬 여러분의 제보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수집한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악성 행위자들에게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선처와 합의는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도 “악성 게시물 등 위법 혐의 사례를 발견하신 경우 어도어 법적 대응 공식 계정으로 제보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 뉴진스에 대한 악성 게시물 등 위법 사례 발견시 적극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5월 2일 데뷔한 르세라핌과 지난 1일 데뷔앨범을 발매한 뉴진스. 이제 막 가요계에 발을 들인 그룹이 데뷔와 동시에 악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는 것만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극한 경쟁의 한국 아이돌 육성 시스템을 거치고 데뷔했지만, 이름을 알린 이후에도 외모 평가와 각종 루머 등 악성 댓글로 불특정 다수의 평가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는 한국의 아이돌 산업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특히 뉴진스의 경우 멤버 전원이 미성년자인 만큼 소속사 측에서 더욱 강경히 대응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르세라핌과 뉴진스 모두 데뷔 전부터 노출 의상과 콘셉트로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지만, 이같은 논란이 무차별적인 악플을 정당화할 순 없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미성년자 멤버들을 대상으로 수년간 신체부위 등을 빗댄 수위 높은 악플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아직 어린 친구들이지 않나. 소속사 입장에선 아티스트의 정서적인 보호를 위해서라도 어떠한 선처 없이 모든 가용한 법적 조치를 지속 확대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악플러에 시달리는게 비단 걸그룹만은 아니다. K팝의 선봉을 이끌고 있는 방탄소년단도 데뷔 때부터 꾸준히 악플에 시달려왔다. 소속사는 방탄소년단에 대한 악성 게시물 수집과 신고, 법적 대응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악플러는 모욕죄로 법정 최고형인 벌금 총 4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형사고소 등 강경대응을 한다고 하더라도 명예훼손 및 모욕죄 혐의로 벌금형 처분이 끝이다.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이어지기도 하지만, 이미 입은 정신적 피해는 치유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들로부터 무차별적인 비난을 받는다는 건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상당한 공포심으로 다가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악플에 대한 법적 대응은 표현의 자유와 연결되는 지점이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도를 넘은 사이버 폭력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사이버 폭력이 사회의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지만 포털사이트에서 연예 뉴스 댓글이 폐지된 뒤에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오히려 악플의 수위가 더 세지고 있다”며 “한가지 다행인 건 과거에 비해 아픈 마음에 대해 숨기지 않고 치유하고자 하는 아티스트들이 늘어나고 있단 점이다. 매니지먼트 사 차원에서도 이들의 케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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