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지난 정부 비극 아프다…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고발할 것"

영결식 마친 장례행렬 서해어업관리단 부두서 노제, 동료들 배웅

(목포=연합뉴스) 박철홍 정회성 기자 =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10시 전남 목포시 효사랑장례식장에서 해양수산부장(葬)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친지, 고인의 동료 직원, 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 국민의힘 하태경·안병길 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객은 고인의 약력을 돌아보며 7년 9개월 동안 해수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직자를 지낸 고인의 발자취를 되새겼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 깊게 고개를 숙인 동료는 2년 만에 치르는 시신 없는 장례를 안타까워하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장의위원장으로서 영결사를 한 조 장관은 "긴 시간을 되돌려 이제야 저 높은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게 돼 해양수산 가족 모두는 참으로 애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며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힘든 시간을 견뎌 오신 유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추모했다.

유족 대표 이래진 씨는 "사건 초기 사실과 다른 수사 발표를 넘어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지난 정부의 비극을 우리는 경험했고 아파했다"며 "슬프고 아픈 역사가 두 번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며 고맙고 미안함을 뒤로하고 이제 영면의 길로 편히 보내주자"고 조사했다.

영결식을 마친 장례 행렬은 목포 북항 인근 서해어업관리단 전용 부두로 이동해 추모 노제를 이어갔다.

영정을 앞세운 장례 행렬은 고인이 마지막으로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올라 기관실·조타실·갑판 등을 따라 운구 행진을 했다.

무궁화 10호 승선원들은 뱃사람이 바다에서 잃은 동료에게 보내는 추모 뱃고동을 울리며 애도했다.

유족은 추모 노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고발하겠다"며 "이제 장례식도 마쳤으니 그동안 했던 수위보다 강력한 발언들을 하겠다"고 성토했다.

고인은 2020년 9월 연평도 인근 서해상을 표류하던 중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졌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씨가 자진 월북하다가 살해됐다고 발표했지만, 유족은 고인이 월북할 이유가 없다며 정부를 상대로 진상규명과 관련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와 해경 등은 월북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기존 발표를 뒤집었고, 직권면직 처분했던 해수부도 올해 7월 재직 중 사망으로 인한 면직으로 바꿨다.

검찰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을 대상으로 관련 수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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