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부진 탈출을 도운 잔 피에로 벤트로네 토트넘 코치가 갑작스럽게 병으로 숨졌다. 향년 62세.
토트넘은 벤트로네 피지컬 코치가 세상을 떠났다고 6일 밝혔다. 구단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사인은 백혈병이라고 다수의 영국ㄱ이탈리아 매체가 보도했다.
구단은 "그라운드 안에서 그에게 의지했고, 밖에서는 사랑했다. 잔 피에로는 빠르게 선수들과 코치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토트넘의 모든 이가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 불가능할 정도로 깊은 슬픔에 잠겼을 가족과 지인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홈페이지에서 애도했다.
벤트로네 코치는 '킬러'라고 불릴 정도로 살인적인 체력 훈련으로 토트넘 선수들 사이에서 악명을 떨쳤다. 토트넘이 지난 7월 프리시즌 투어로 한국을 찾았을 때도 벤트로네 코치는 '지옥 훈련'을 선보였다. 숨 쉴 틈 없이 이어진 셔틀런(왕복 달리기)에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벤트로네 코치를 존경했다. 손흥민이 지난달 레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해트트릭으로 기나긴 골 침묵을 깬 뒤 오래 감격을 나눈 이도 벤트로네 코치였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개막 6경기 무득점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 벤트로네 코치와 20초 정도 포옹했다.
경기 뒤 손흥민은 "인생의 지혜를 가진 벤트로네 코치는 내게 좋은 조언을 정말 많이 해주시는 분"이라면서 "그는 정말 큰 도움을 줬다. 힘들 때 언제나 '빅 허그'로 나를 안아줬다"고 말했다.
벤트로네 코치는 손흥민이 무득점의 압박감에 시달리기 시작했을 8월 말, 인스타그램에 훈련장에서 손흥민을 지도하는 사진을 올렸다. 그가 가장 최근에 올린 게시물 3개 중 2개가 손흥민과 함께 있는 사진이다. 벤트로네 코치는 지난해 11월 지휘봉을 잡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 사단의 일원으로 토트넘에 합류했다.
그전에는 유벤투스, 카타니아(이상 이탈리아), 장쑤 쑤닝, 광저우 헝다(이상 중국), 아작시오(프랑스) 등에 몸담았다.
유벤투스에서는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과 여러 차례 우승을 합작했다. 이탈리아 대표팀의 코치진으로 2006 독일 월드컵에 나서기도 했다. 토트넘은 9일 새벽 1시 30분 브라이턴과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구단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진행하는 기자회견을 이번에는 열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