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연구진 "부정확해도 정서 표현 가능…편안한 대화 가능하게 할 것"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어떤 이가 살아 있을 때 남긴 디지털 정보를 인공지능(AI)에 입력해 아바타를 만든다면, 그가 죽은 뒤에도 다른 사람과 교감이 이어질 수 있을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이런 발상에 착안, AI 기술을 적용해 고인의 인격을 재현하는 일명 '증강 영원'(Augmented Eternity)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1일 소개했다.

MIT 연구팀 소속인 호세인 라마나 박사에 따르면 특정한 지적 능력이나 업적을 사후에 활용하거나, 시한부 인생을 사는 이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이들 25명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활동 등 생전에 남긴 모든 '디지털 발자국'을 AI에 입력해 아바타를 만들면, 이것이 망자의 생전 모습을 똑같이 모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 시작이었다.

라마나는 "각계각층으로부터 자신의 지식이나 전문성을 데이터로 만들어 공유하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많이 받는다"며 "AI에 전문직 종자사의 지식을 복제하거나, 유명 변호사의 법률 지식을 데이터베이스화하기는 비교적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포천의 500대 기업에 드는 회사의 유명 최고경영자(CEO)와 협업 중"이라며, "현재 80대인 이 CEO는 자신이 노하우가 자신이 만든 회사의 경영진에게 전수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라마나는 "그의 AI 아바타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할 수는 없지만, 호불호나 특별한 관점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한부 인생을 사는 이가 사후에 그를 사랑했던 이들과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아바타나 챗봇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마나 박사는 "AI는 우리의 직관이나 사상, 사회적 행동, 감성을 정확히 대변하지는 못하지만, 이러한 정서를 어느 정도는 표현할 수 있다"며 "지금은 AI가 사람과 교감하면서 사람의 흥미를 자아내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말했다.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