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량 사상 최대, 전체의 54% 차지…관세 인하 국산 소고기 생산량 추월 임박

[지금한국선]

"좋은 사료·육질 등 뛰어난 맛" 입소문
호주산 등에 비해 비싼 가격 불구 인기

지난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통관 기준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25만6910톤으로 전체 소고기 수입량(47만4511톤)의 5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이 전년 대비 2.8%포인트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액은 25억4098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육류수출협회 관계자는 “미국산 소고기가 들어간 가정간편식 판매가 증가하는 등 국내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확인한 수입사들이 수입량을 점점 더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미국, 호주, 캐나다 등 9개국에서 주로 소고기를 수입하는데 미국의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2017년 16만9000톤에 그쳤지만 2021년 25만4873톤으로 50% 급증했다. 반면 소고기 수입량 2위국인 호주의 소고기는 수입량이 같은 기간 15만톤에서 16만톤으로 6%대 증가에 그쳤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큰 폭으로 늘면서 한국은 2021년 미국산 소고기 최대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미국산 소고기는 호주산 소고기에 비해 가격이 싼 편은 아니다. 2021년 기준 수입량이 가장 많은 갈비의 경우 미국 냉동 갈비 1kg 가격은 1만2112원으로 호주산(1만546원)보다 비싸다. 그럼에도 미국산 소고기가 호주산에 비해 맛이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육류수출협회 관계자는 “소고기 맛의 차이는 사료에서 비롯되는데, 미국은 육질에 마블링이 잘 생길 수 있도록 곡물 등이 들어간 사료를 먹이는 반면 호주는 방목해 축사에서 풀을 뜯게 해 맛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국산 소고기 생산량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21년 기준 국내 소고기 총 공급량은 71만6472톤이다. 그중 국산 소고기는 26만4000톤이었지만, 수입량은 45만3000톤에 달한다. 같은 해 미국산 수입량은 25만5000톤으로 국산 소고기 생산량을 소폭 밑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산 소고기 관세가 점차 낮아지며 한우 시장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미국산 소고기에 적용되고 있는 관세는 8.0%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에 따라 2012년 37.3%의 관세가 적용됐지만 정해놓은 테이블에 따라 점진적으로 낮아졌다. 2026년부터 무관세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