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중남미·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 이주 욕구 늘어, 5명중 1명 꼴 美 이주 희망

[뉴스포커스]

갤럽 2021년 122개국 성인 12만7천명 조사
10년전 보단 매력 감소, 캐나다 선호도 ‘쑥’
日도 인기 지역 부상…韓은 이민 열기 퇴조
레바논등 10개국, 국민 절반 이상 이민 희망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지구촌의 여행이나 이동의 제한에도 불구하고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이주 욕구는 오히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세계적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 타국으로의 이민 희망자는 지속적으로 증가, 세계 인구의 16%에 달하는 9억 명에 이른다. 특히 이민가고 싶는 나라로는 역시 미국이 이전 조사와 마찬가지로 1위를 지켰다. 그러나 선호도는 전보다 줄어들었다.

갤럽은 2021년 전 세계 122개국의 성인 12만7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같은 통계를 내놨다.

전 세계의 잠재적 이민자 5명 중 1명(18%)이 미국을 희망 거주지로 꼽았다. 약 1억6000만 명에 달하는 숫자다.

그러나 미국은 갤럽의 조사이래 줄곳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10년 전(22%)에 비하면 이민 희망국으로서의 매력도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했다.

그다음 이주 희망 국가는 캐나다(8%)와 독일(7%)로 나타났다. 10년 전의 5%에서 3%, 2% 포인트씩 올라, 미국과 달리 이들 국가는 이주해 오려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때맞춰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완화를 위해 2025년까지 150만 명의 이민자를 더 수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민 희망 지역 상위 10개국 중 아시아에선 일본이 유일하게 8위에 랭크됐다. 일본의 경우 10년전 1%에 불과하던 것이 3%로 늘어났다.

이번 조사에서 저개발국의 이민 욕구는 최근 10년 내 최고점을 기록했다. '가능할 경우, 영구적으로 다른 나라로 이주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전 세계 성인의 16%가 '그렇다'고 답했다. 거의 9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기회만 된다면 고국을 떠나길 원한다는 것이다.

이주에 대한 욕구는 내전이나 경제 위기 등으로 인해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 레바논, 온두라스 등 10개국은 국민의 절반 이상이 타국으로 이주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유럽연합과 동아시아는 이주에 대한 열망이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갤럽은 "프랑스와 독일, 한국과 중국 같은 국가의 상당한 감소로 인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팬데믹 2년 차에 진행된 이민 욕구에 대한 조사는 2018년 이후 3년 만에 재개됐다. 타국으로의 영구 이주를 희망하는 응답률은 2012년 12%, 2014년 13%, 2016년 14%, 2018년 15%에 이어 2021년 16%로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갤럽은 "국제 이주 증가율이 2019년 중반~2020년 중반 27%까지 하락한 후 2021년부터 천천히 증가했다는 유엔의 추정과 일치한다"며 "팬데믹은 전 세계인의 이동에 심각한 지장을 줬지만 이주를 원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