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식당 등 관광시설에 국한
크루스 총리 "페소 가치 높힐 목적"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가 그간 엄격히 제한하던 달러 사용을 일부 허용하기로 공식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바 정부는 18일 관광산업을 비롯한 특정 부문의 활동에서 외화 현금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쿠바 관영매체 그란마와 AFP통신이 보도했다.
쿠바 정부에서 "왜곡된 경제 구조를 시정하기 위해" 내놓은 대안 중 하나인 이 방침은 쿠바 현지 통화(쿠바 페소·CUP)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그란마는 설명했다.
마누엘 마레로 크루스(61) 쿠바 총리는 전날 인민권력국가회의(국회)에서 쿠바 경제난을 릫전시 경제릮로 표현하며 "우리 비전은 완전히 달러화하는 건 아니지만, 페소 가치를 높이려면 이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미 호텔과 일부 식당 등지에서 사실상 외환 결제만 진행하는 현실을 반영한 조처로 풀이된다.
쿠바에서는 수도 아바나와 휴양지 바라데로를 중심으로 이미 달러 사용이 어느 정도 보편화돼 있다.
쿠바 정부는 또 항만 서비스에 대한 외환 결제를 점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일부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달러로 받는 방안도 도입할 방침이다.
앞서 쿠바는 미국의 금수 조처에 더해 인플레이션과 낮은 생산율, 팬데믹 전후 황폐화한 관광 산업 등에 따른 극심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1959년 쿠바 혁명 후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일부 산업에서의 민간 사업을 허용한 바 있다.
이 덕분에 한때 생필품 구하기조차 어려웠던 쿠바에서는 제한적인 물품을 대상으로 어느 정도 시장 논리가 자리 잡아 가는 상황이다.
마리로 크루스 총리는 전자 결제 시스템 보완, 물품 거래 감찰 강화, 매출 과소신고 기업 적발 등 조처를 예고했다. 아울러 상품 구매 시엔 쿠바 현지 통화만 이용할 수 있도록 감시 수준을 높이겠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