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에 피의 보복 다짐
중동 확전 기름 부었나, 유가 급등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서열 1위인 이스마엘 하니예 정치국장이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문한 테헤란에서 암살되면서 악화일로의 중동 정세에 또 하나의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가자지구 전쟁에서 촉발된 이스라엘-헤즈볼라간 전면전 위기 속에 이스라엘의 숙적 이란 수도에서 하니예 일인자 암살 사건까지 돌출되면서 5차 중동전쟁 발발 등 확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당장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가혹한 징벌"을 경고하며 보복을 천명하고 나섰다.
하마스는 3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도자 하니예가 이란의 새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 시온주의자의 기만적인 숙소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자국 수도 한복판에서 그것도 대통령 취임 행사에 초대된 귀빈이 암살되자 이란 당국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회의에는 인근 국가의 연계 무장세력을 관리하는 혁명수비대의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복수를 다짐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를 긴급소집한 뒤 하마스 정치 지도자 하니예의 살해에 복수하는 것이 이란의 의무라고 언급했다고 로이터통신, 스푸트니크통신 등이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이란 이슬람공화국 영토에서 발생한 쓰라린 사건과 관련해 그의 피 값을 치르는 것을 우리의 의무로 여겨야 한다"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지시했다.
이란은 앞서 지난 4월초 발생한 주시리아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드론 등을 동원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바 있다. 이후 이스라엘은 핵시설이 있는 이란 중부 이스파한주에 다시 보복 공격을 가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대통령 취임일에 자국 수도에 초청했던 저항의 축 지도자 가운데 한명이 암살됐다는 점에서 이란에게는 치욕적인 사건이어서, 이에 상응하는 보복을 계획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이 자국 점령지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한지 불과 몇시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하니예에 대한 언급 없이 '확전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베이루트에서의 수행은 집중적이었고 질적으로 우수했다"며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