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 10㎏' 뼈만 앙상했던 팔레스타인 6세 소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참상 알린 사진에
전세계서 도움의 손길, 3개월만에 회복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유전 질환을 앓으며 제대로 된 치료와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해 힘겨워하는 모습으로 인도주의적 위기의 심각성을 드러냈던 6세 소년이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31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출신의 파디 알잔트(6)는 지난 3월 가자 북부의 카말 아드완 병원 병원에서 생사의 기로에 서 있었다. 낭포성섬유증이라는 선천적 질환을 지니고 태어난 파디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터지기 전까지는 주기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여느 6세 소년과 다르지 않은 평온한 일상을 보냈다.
그러나 전쟁이 터지고 파디의 가족은 졸지에 떨어지는 포탄을 피하기 위해 집을 떠난 수많은 피란민 행렬에 몸을 실어야 했다. 구호의 손길이 끊기며 가자지구 전체를 덮친 식량난에 또래 소년보다 더 많은 영양 섭취가 필요한 파디의 몸은 급격하게 말라갔다. 전쟁 이전에 18㎏를 조금 넘겼던 그의 몸무게는 5개월 만에 절반 수준인 10㎏으로 떨어졌다. 그 시기 가자에서 활동하던 기자 오사마 아보 라비와 호삼 샤바트가 가자지구 의료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이 병원을 찾았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몸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파디의 모습을 촬영해 자신들의 SNS에 공개했다.
그러자 그를 돕고 싶다는 사람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미국에 기반을 둔 국제구호단체 팔레스타인 아동구호기금(PCRF)의 해외 치료 프로그램 담당자 타레크 하일랏이 있었다. 파디는 뉴욕 맨해튼의 병원으로 옮겨졌다. 파디를 담당한 낭포성섬유증 전문의 존 K.드셀리-게르마나는 당시 파디가 "뼈 위에 피부가 붙어있는" 상태였다면서 영양실조 증상으로 배가 심각하게 부풀어 있었고 눈에 초점을 맞추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WP에 말했다.
수개월 간 집중 치료 끝에 건강을 되찾은 파디는 가자지구 북부 병원에서 죽음의 문턱에 서 있던 때로부터 약 3개월 만인 지난 5월 31일 퇴원해 처음으로 병원 문밖에 나섰다. 현재 병원 근처 집에서 엄마와 지내고 있는 파디는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PCRF가 열어준 피크닉에 참석해 풍선을 부는 등 이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건강해진 모습으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