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증폭 역할 조사 중…국가세력 개입도 조사"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키어 스타머 정부가 어린이 댄스교실 흉기난동 이후 극우 폭력 사태를 부추긴 것으로 지목받는 소셜미디어(SNS)와 가짜뉴스를 상대로 칼을 빼 들었다.

6일(현지시간)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폴리티코 유럽판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SNS와 가짜뉴스가 극우 폭력 사태의 '증폭'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 중이다.

국내 극우 세력이 온라인상에서 어떻게 허위정보를 퍼뜨렸는지뿐 아니라 '국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스타머 총리는 극우 폭력 시위가 벌어진 직후인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형 소셜미디어 기업을 직접 거론하며 "폭력 소요가 분명히 온라인에서 부추겨졌다. 이 또한 범죄이고 이는 당신의 구내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지목한 바 있다.

이베트 쿠퍼 내무장관 역시 지난 5일 BBC 라디오 5에 "소셜미디어 기업들 또한 이 사태에 일정 부분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며 경찰이 "온라인 범죄성"을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일부 허위정보와 폭력 조장에 "로켓 부스터를 달았다"며 정부가 빅테크 기업들과 함께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퍼 장관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온라인 허위정보 근절을 위한 법적 틀을 만드는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도 지적했다.

또한 키어 스타머 총리의 대변인은 지난 5일 "분명히 우리는 온라인에서 봇 활동을 목격했으며 그중 상당 부분은 허위정보를 증폭하는 국가 행위자의 관여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어 "국가범죄청(NCA) 및 과학혁신기술부에서 이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리버풀 인근 사우스포트의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흉기 공격이 발생해 어린이 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이후, 용의자로 체포된 17세 남자가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SNS에서 확산했다.

허위정보는 극우 활동가들의 계정과 SNS의 추천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했으며 러시아 연계 의심을 받는 온라인 뉴스 매체에 실리면서 더욱 퍼진 것으로 영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피의자는 웨일스 카디프 태생으로, 부모가 르완다 출신이고 이슬람과 관련성은 알려진 바가 없지만 이미 영국 전역으로 확산한 폭력시위 사태는 사실관계 내지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는 중요치 않은 단계가 됐다.

올리비아 브라운 배스대 교수는 FT에 현재 온라인 정보는 "진짜 계정인지 봇인지, 정말로 국가 행위자인지 구별하기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우리가 아는 것은 온라인에서 상호작용 행위가 오프라인에서 개인이 행동하도록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