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선서 병력 일부 빼 본토 방어
불곰에게서 푸틴 구했던 듀민에 작전 맡겨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 연일 공세를 퍼붓자 다급해진 러시아가 대응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냈던 러시아 병력 일부를 철수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 방어 작전에 투입하는 등 서두르는 모양새다.
14일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의 공세에 반격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 전장에 배치됐던 병력 일부를 철수시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전날에는 드미트로 리코비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드니프로 등 남부 전선에서 일부 부대를 러시아 쿠르스크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일대 부대가 아닌 덜 중요한 전선에서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눈과 귀'로 불리며 개인 경호를 맡았던 알렉세이 듀민 국무원 서기가 우크라군의 쿠르스크 진격에 대응하기 위한 작전에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니콜라이 이바노프 쿠르스크 하원의원은 러시아 매체 RTVI에 듀민 서기가 현지 작전 책임을 맡았다고 전했다.
듀민 서기는 과거 푸틴 대통령을 불곰으로부터 구한 적이 있는 최측근 인사로 푸틴 대통령 1·2기 당시 연방경호국(FSO)에서 근무한 뒤 올해 5월 푸틴 3기 출범 이후 방위산업 보좌관에 이어 국정을 지원하는 국무원 서기로 임명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일대에 진입한 뒤 9일째 본토 깊숙한 곳으로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수스필네는 소식통을 인용해 쿠르스크시 방면으로 러시아군의 저항이 거세지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진군 속도가 느려진 가운데 보로네시, 니즈니노브고로드 일대의 러시아 공군기지들이 드론 공습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러시아 쿠르스크 일대 전황을 놓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자국이 우세하다고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12일 러시아 본토 1000㎢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힌 뒤 13일에는 추가로 40㎢를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러시아는 12일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이 우크라이나군이 40km 전선에 걸쳐 국경 너머 12km까지 진입했다며 언급한 데 이어 13일에는 러시아 국방부가 국경에서 27km 떨어진 카우추크 인근 레브신스카, 알렉세프스키, 스크릴레프카 등지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