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선에서 보병·정찰병에 화력 지원·적군 위치 식별 등 역할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러시아의 침공에 2년 넘게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로봇개에 이어 지상 전투 지원용 로봇까지 최전선에 투입하는 등 '로봇 전쟁' 시대를 열었다고 영국 일간 더 텔레그래프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지상군 전투 지원용 무인지상로봇 '류트(Lyut) 2.0'을 최전선에 배치해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기관총이 장착된 작은 탱크 모양의 이 로봇은 최전선에서 보병과 정찰병에게 화력 지원을 해준다고 우크라이나군은 설명했다.
'퓨리'(Fury)로도 불리는 이 로봇은 4개의 바퀴로 이동하는데 최대 주행거리는 20㎞이고, 사흘간 자율주행하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작은 포탄과 총알을 막아낼 수 있는 4등급 방호 장갑 기능도 적용됐다.
우크라이나에서 제작된 이 로봇의 가격은 대당 1만2천200파운드(약 2천140만원)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우크라이나군 제12 특수전단(아조우 여단)은 이 로봇이 적의 위치를 식별하거나 아군에게 집중된 사격을 분산시키는 미끼 역할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디지털 전환부 장관은 텔레그램에 "로봇 '퓨리'는 러시아군의 위치를 공격하고, 공격 시에는 엄호를 지원한다"며 "우크라이나군은 이 장비의 통제가 쉬우며 음성 및 영상 통신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낮은 물론 밤에도 시야가 좋으며 자동 사격 통제도 된다고 칭찬했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5월에 이 로봇 제작을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퓨리' 실전 배치는 무인 지상 로봇을 군사 작전의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우크라이나군의 포괄적 계획의 일부로 보인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기지 정찰과 지뢰 탐지 등 전선의 병사들이 해온 위험천만한 임무를 대신 수행할 수 있는 로봇 개 '배드 원'(BAD one)을 공개하고, 이를 조만간 전장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쟁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극심한 병력 난에 허덕여온 우크라이나는 이런 로봇들이 최전선의 전력을 강화하고 향후 공세 전환때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올렉산드르 카미신 우크라이나 전략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로봇 군대 창설을 위한 신념을 갖고 에너지와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워싱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담에서 "올해는 육상 시스템과 무인 육상 시스템의 해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는 최전선에서 이 로봇들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로봇들이 12개월 후에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현재 250개의 스타트업이 다양한 지상용 무인 차량을 개발 중이며, 군 당국은 50여종의 지상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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