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논란은 배우에게 치명타다. 음주운전 마약 성매매 등보다 절대 약하지 않다.

배우 전종서에게는 더욱 그랬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매력과 연기력을 인정받아 영화계 블루칩으로 급부상한 전종서는 때아닌 학폭 논란에 휘말려 휘청했다.

전종서의 학폭 의혹은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전종서가 학창 시절 동급생을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자 전종서의 소속사는 “허위사실 유포”라고 즉각적으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고,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이런 전종서가 대중 앞에 섰다. 그는 29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우씨왕후’ 제작발표회에 밝은 표정으로 참석했다. 그는 “(학폭 의혹은) 회사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시피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학폭이) 사실이라면 대중이나 취재진에게 작품을 알리려 당당하게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기치 못한 논란에 휘말려 정말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전종서의 당당함은 “상처받은 분에게는 앞으로 좋은 활동으로 회복시킬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이어졌고 “회사와 함께 열심히 노력해 (학폭의혹에 관한 논란은) 잘 정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논란보다는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첫 방송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응원 부탁한다”고 밝혔다.

배우로서 치명타인 학폭 논란에도 도도함과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마치 우씨왕후처럼 ‘대담한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처럼 보였다. 억울함에 대한 하소연이나 답답함을 토로하기보다 “사실이 아니므로 (개인적인 논란보다) 작품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하는 건 웬만한 자신감이나 담대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선택한 작품도 그렇다. 전종서는 29일 공개 예정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우씨왕후’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인사한다. 우씨왕후는 고국천왕과 그의 동생 산산왕의 왕후가 된 고구려 여인의 얘기다. 삼국시대 얘기인데다 불교와 유교 국가를 거친 탓에 우씨왕후에 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고구려에는 ‘형사취수제’ 풍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죽은 형을 대신해 형수를 아내로 맞이하는 건 낮뜨거운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어쨌든 ‘스스로 왕을 선택한 왕비’로 불리는 우희 역할을 전종서가 맡았다. 사료가 많지 않으니 창작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게 또 논란이 됐다. 고대 사극에서 툭하면 불거지는 고증 논란이 예고편 공개 직후 불거졌다. 전종서에게는 또 한 번 소모적 논쟁을 펼쳐야 할 여지가 남은 셈이다.

‘우씨왕후’를 연출한 정세교 PD는 “자문위원회 교수도 계셨고, 고증도 여러차례했다. 그러나 역사적 자료가 많지 않아 창작으로 채운 부분도 많다. 이병학 작가님은 ‘상의원’을 집필하셨던 한복 전문가다. 사극 전문가들이 참여해 의견을 주고 받아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당하게 ‘왕을 쟁취한 여인’으로 변신한 전종서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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