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한국선]

명문대 진학률, 부모 경제력이 좌우

서울대 진학률의 92%
사교육 등 거주지역 영향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 같다. 한국서 상위권대 진학률이 부모의 경제력과 사교육 환경 등 사회경제적 배경에서 비롯된다는 결과가 나와서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에 따르면 부모의 경제력과 사교육 중심지 거주를 통해 고소득층 학생이 상위권대 입시에서 자신의 잠재력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두는 사회경제적 지위의 대물림 현상이 두 가지 실증분석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상위권대는 언론보도 등에 따른 상위 8개 대학과 의대·치의대·한의대·수의대를 의미한다.
우선 소득 상위 20%와 하위 80% 간 상위권대 진학률 격차 중 75%는 학생 잠재력 이외의 부모 경제력 효과의 결과로 추정됐다. 이때 학생의 잠재력은 어린 시절 수학성취도 점수 등 인지능력이 기준이 됐다. 동일한 잠재력을 가진 경우에도 소득상위그룹 학생이 소득하위그룹 학생보다 상위권대 진학률이 더 높아 잠재력 최상위 집단의 상위권대 진학률은 소득상위그룹이 20.4%로 소득하위그룹의 10.7%보다 1.9배 높았다.
소득계층뿐 아니라 거주지역도 입시 결과를 좌우했다. 서울과 비서울 간 서울대 진학률 격차의 92%는 부모 경제력과 사교육 환경 등을 포괄하는 거주지역 효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2018년 서울대에 진학한 학생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 출신 학생은 32%에 달했다. 서울 출신 학생이 전체 일반고 졸업생 중 16%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소득수준이 높고 사교육이 활발한 강남 3구 출신 학생은 전체 일반고 졸업생 중 4%에 불과하지만, 서울대 진학생 중에서는 12%에 달했다.
한은은 이런 입시 관련 소득·지역 쏠림 또는 불평등 현상을 현재 한국 사회 내 고질적 문제들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상위권대를 향한 교육열이 수도권 인구 집중과 서울 주택 가격 상승을 유발할 뿐 아니라, 수도권 인구 밀도가 높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양육비와 주거비 부담 탓에 출산 시기를 늦추거나 자녀 수를 줄이는 경향이 심해진다는 주장이다.
한은은 이런 문제들의 해결책으로서 지역별 비례 선발제를 제안했다. 대학이 자발적으로 입학 정원의 대부분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되, 선발 기준과 전형 방법 등은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