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6명 사망에 들끓는 이스라엘
[이스라엘]
공항 노조 등 총파업
네타냐후에 휴전 압박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인질 6명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구출 직전 살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스라엘 사회가 분노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1일 텔아비브·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각지에서 70만명 규모의 시위대가 거리로 뛰쳐나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전시 내각을 향해 "즉각 휴전 협상에 나서 인질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다. CNN방송은 이스라엘에선 지난해 10월 이후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열려 왔지만 이번만큼 규모가 커진 적은 없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앞서 지난해 10월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6명이 가자지구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발표하자 휴전 협상을 사실상 거부해온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국민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시위대는 인질들 사진과 함께 '그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라' '인질 사망은 네타냐후의 책임'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일부 시위대는 이스라엘 국기로 덮인 관을 어깨에 메고 텔아비브의 이스라엘군 본부 앞에 모여들었다.
특히 조합원 수 80만 명의 최대 노동운동 단체인 히스타드루트(이스라엘 노동자총연맹)도 즉각 휴전을 요구하며 2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7시부터 히스타드루트가 이끄는 총파업 개시에 맞춰 인질 가족이 참여하는 시위대가 텔아비브 등지의 주요 교차로 10여곳에서 거리를 봉쇄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국기와 인질 석방의 의미를 담은 노란색 깃발, '죽음의 정부에 반대한다'고 쓰인 피켓 등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총파업에는 운송과 유통, 행정 등 분야 주요 노동단체가 가담했다.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공항 운영을 중단했다.
이번 시위가 가자전쟁의 일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네타냐후 정권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대규모 시위가 휴전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움직임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네타냐후 정권을 전복하고 새로운 선거를 요구하는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1일 현재 64명이 생존한 채로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마스에서 풀려나거나 시신으로 회수되지 않은 인질의 수는 97명으로 33명은 납치될 때나 가자지구 내 억류 중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