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 250명 보내는데…"응급의학 전문의 많지 않은데다, 응급실 근무 어려워해"
복지부 "업무범위 협의에 어려움 있어…국방부와 논의하겠다"
전국 응급실 409곳에 '전담책임관' 지정해 일대일 관리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정부가 인력 부족으로 운영에 차질을 빚는 병원에 군의관들을 파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혼선을 빚고 있다.
이대목동병원의 경우 파견 군의관 3명과 면담한 끝에 응급실 근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복귀를 요청했다.
보건복지부는 국방부 등과 협의해 군의관들이 최대한 빨리 응급실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5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혔다.
◇ 250명 군의관 파견 시작했는데…현장서는 "응급실에 부적합"
복지부는 전날부터 응급실 등 의료현장에 군의관 250명의 파견을 시작했다. 이들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총 8명이다.
복지부는 군의관 15명을 의료인력이 시급히 필요한 집중관리대상 의료기관 5곳에 배치했다.
의료기관별로는 아주대병원 3명, 이대목동병원 3명, 충북대병원 2명, 세종충남대병원 2명, 강원대병원 5명 등이다.
이 가운데 이대목동병원의 경우 군의관 3명과 면담한 결과, 응급실 근무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병원 측이 이들에게 복귀 조치를 통보했다.
배경택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이대목동병원에 배정된 군의관 3명은 현장을 방문했다가 어떠한 일을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해 협의하다가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파견 군의관들과 병원이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협의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의관 중에서도 응급의학 전문의가 많지 않은 데다, 응급실 근무를 어려워한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군의관들이 최대한 현장에 도움 되게끔 참여를 설득해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일부 병원에서 파견 군의관의 업무 범위에 관해 조정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는 불미스러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며 "복지부와 국방부, 병원 등 3자가 논의해서 이런 문제들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정부, 전국 응급실 409곳에 전담책임관 지정…"응급실 붕괴 아냐"
정부는 응급실에서 환자를 받지 않는 미수용 사례를 방지하고자 모든 응급의료기관에 전담책임관을 지정해 '일대일'로 관리하기로 했다.
전국 409개 응급실 중 진료 차질 가능성이 있는 25곳에는 복지부가 전담관을 지정해 문제가 발생하면 인력을 지원하는 등 즉시 대응하고, 나머지 응급실 384곳에는 행정안전부와 지자체가 전담책임관을 지정한다.
정통령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전담관들은 직접 병원에 가서 24시간 상주하는 방식으로 일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지속해서 병원과 소통하고, 인력이나 근무 형태 변화 등을 수시로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들은 이날부터 25일까지 3주간 지자체장이 반장을 맡는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을 운영해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한다.
지자체는 자체적으로 응급의료 상황 관리, 응급의료체계 점검 계획을 세우고. 특이상황이 발생하면 복지부와 행안부에 즉시 공유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도 응급실이 붕괴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윤순 실장은 "응급실 붕괴나 마비를 판단할 객관적인 기준은 현재 따로 없지만, 붕괴라는 건 의료 서비스 자체를 받을 수 없는 상태로 생각한다"며 "응급실 운영에 일부 어려움은 있으나, 의료 붕괴 또는 마비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응급실 409곳 중 405곳이 24시간 운영 중이다.
또 전체의 6.6%에 해당하는 27곳만 병상을 축소했다.
응급의료기관 기준병상은 5천925개로, 평시인 2월 첫째 주(6천69개)의 97.3% 수준이다.
응급실에서 이어지는 후속 진료 경우 이달 4일 기준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180곳 가운데 27종 중증 응급질환을 진료할 수 있는 곳은 102곳이다.
응급실 내원 환자도 이달 3일 기준 1만5천104명으로, 평시의 84% 수준으로 줄었다.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