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치료" 주장했으나 "실제보다 과다하게 받아" 유죄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통원 치료가 가능함에도 입·퇴원을 반복하며 1천일 가까이 입원해 보험금 1억원을 타낸 60대가 "적절한 입원 치료"라고 항변했으나 실형을 면치 못했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신동일 판사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0)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통원 치료가 가능함에도 2017년 6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총 982일 동안 입원하고, 총 33회에 걸쳐 입원 의료비와 입원 일당 명목으로 총 1억1천800여만원을 보험사로부터 타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2014년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은 A씨는 입원 치료가 불필요하고 통원 치료가 가능함에도 보험금을 타내려고 장기간 입원했다.

A씨는 법정에서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의한 적절한 입원 치료를 받았던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신 판사는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사유가 일부 존재했거나 일정한 질병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악용하며 실제보다 과다한 보험금을 받은 이상 보험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병세가 호전되지 않음에도 한 요양병원에만 집중적이고 반복적으로 입원해 면역치료 주사 외에 간단한 처치만 받은 사실, 그러면서도 대학병원으로 통원 치료를 받은 점은 이례적이라고 봤다.

신 판사는 요양병원 입원 기간 중 107회에 걸쳐 외출했고, 통신 조회 결과 병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던 사실이 밝혀진 점으로 미루어보아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로서는 부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신 판사는 "보험사기는 보험회사 재정 악화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가입자에게 손해를 가하고 사회 전체 손실을 증대시킬 우려가 있음에도 피고인은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다만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과 입원 기간 내내 완전한 허구의 질병 등으로 보험금을 받았던 것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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