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증가에 주가 급등 올해만 1천400억 늘어…2살짜리가 22억원 보유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국내 상장사 주식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19세 미만 미성년자 주주가 9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이 많게는 2천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2022년생인 2살짜리 아이가 20억원의 주식을 보유한 사례도 있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주식 평가액 기준으로 국내 주식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 주주는 9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50억원 이상을 보유한 미성년자 주주는 19명, 이 중 100억원 이상을 보유한 미성년자 주주는 11명으로 조사됐다.
보유 주식 가치가 가장 큰 미성년자는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의 17세 아들로, 2천6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622억원에서 1천384억원이 늘었는데, 이는 연초 100만7천984주였던 보유 주식 수가 올해 7월 197만7천921주로 2배로 증가한 데다 인공지능(AI)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급증에 연초 이후 한미반도체의 주가가 폭등한 영향이다.
지난해 말 종가가 6만1천500원이었던 한미반도체[042700] 주가는 지난 12일 10만1천400원으로 66%가량 올랐다.
솔브레인[357780] 정지완 회장의 11살 손녀는 솔브레인을 포함한 3개 상장종목 주식을 321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정양은 지난 연말까지 487억원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후 주식을 일부 처분하면서 보유 가치가 약 34% 줄었다.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의 18세 자녀는 파멥신[208340]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이 회사 주식을 191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한미그룹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16~18세 손주 3명은 140억∼168억원의 한미사이언스[008930] 주식을 가지고 있다. 임 전 회장은 손주들이 어릴 때부터 지분을 증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탄소배출권 사업을 하는 코스닥 상장사 에코아이[448280]의 최대주주인 전종수씨의 자녀로 추정되는 13~18세 자녀는 각각 137억원어치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17세 딸도 현대그린푸드[453340] 주식 116억원어치를 보유해 미성년자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은 지난 7월 현대그린푸드 지분 전량을 가족들에게 증여한 바 있다.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미성년자 주주 중 최연소는 덕산테코피아[317330] 대표의 2022년생 자녀로 22억원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철강[002220] 엄정헌 회장의 손주들로 추정되는 4세, 6세, 7세, 9세 주주는 16∼17억원어치를 주식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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