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 항소심서 'SK그룹 종잣돈 됐다' 인정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검찰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불거진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비자금' 진위를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9일 '선경 300억원' 메모에 관한 고발장을 접수해 범죄수익환수부(유민종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이희규 한국노년복지연합 회장이 제출한 고발장에는 최 회장과 노 관장,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 동생 노재우 씨, 아들 노재헌 씨 등 9명의 비자금 은닉 및 조세 포탈 혐의를 수사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재판 과정에서 은닉 비자금의 실체가 세상에 알려졌으니 정확히 수사하고 국고로 환수하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검찰은 고발 내용을 검토한 뒤 직접 수사하거나 경찰에 이송할지 아니면 각하할지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을 맡은 2심 법원은 지난 5월말 판결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쪽으로 흘러 들어가 선경(SK) 그룹의 종잣돈이 됐고, 따라서 그룹 성장에 노 관장이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선경 300억원'이라고 적힌 김옥숙 여사의 메모가 이런 판단의 주요 근거로 작용했다.
해당 자금은 과거 검찰 수사에서는 비자금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다. 추징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지난 3일 인사청문회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의원 질의에 "제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모르는 상황이고 법률상 가능한지도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며 "취임하면 한 번 정확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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