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보이스피싱·자금 세탁·조폭 연루 등 수사 확대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광주 '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피의자들의 수상한 행적들에 대해 경찰이 공개적으로 수사 확대 방침을 밝혀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규명될지 주목된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30일 해당 사건과 관련한 브리핑을 열어 현재까지의 수사 과정·향후 계획 등을 발표했지만, 마세라티 운전자 김모(33) 씨의 신원·직업 등에 대한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밝히지는 못했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1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크게 다치게 한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검거된 김씨는 베일에 싸여있는 인물이다.

2014년부터 최근까지 태국·캄보디아 등 동남아국을 4차례 오가며 장기간 체류했는데, 해당 국가에서 어떠한 일을 했는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짧게는 3개월부터 길게는 9개월까지 타국 생활을 했던 김씨가 해당 국가의 어느 지역에서 실거주했는지도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직업을 추궁하는 경찰 조사에서 '무직'이라고 답한 김씨가 타국 생활에 대한 사유로 "여행사 관련 일을 하기 위해 머물렀다"고 진술을 번복하기도 해 김씨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지고 있다.

국내 주소지가 광주 한 행정복지센터로 등록돼 의심을 산 점이나 입국 경위는 일부 의문점이 해소됐다.

실거주 여부를 확인하는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거주인의 거주 사실을 장기간 확인하지 못하면 거주 불명자로 등록하는데, 이 경우 동 행정복지센터를 행정상 관리 주소로 등록할 수 있어 경찰은 특별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매듭지었다.

장기간 머무르던 태국에서 돌연 입국한 사유도 치아 진료·건강검진이 이유였으며 고교 동창을 만나기 위해 광주에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수상한 정황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마세라티를 김씨에게 빌려준 최모(34) 씨가 사고 직후 태국으로 출국한 점도 새로운 의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씨는 서울 소재 법인 명의로 등록된 억대 외제 차 마세라티의 과거 개인 보험자였는데, 지난 21일 오후 광주에서 김씨와 만나 마세라티를 빌려줬다.

김씨의 '뺑소니 사망사고' 소식을 인지한 뒤 출국했는지, 비행기표를 언제 예매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이나, 광주에서 차량을 몰았던 최씨의 출국은 수상한 점으로 남는다.

이날 수사 브리핑을 연 경찰 관계자는 "사건 관계자들이 과거 사기 등 혐의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을 확인했다"며 "보이스피싱·자금 세탁·조폭 등 범죄 조직 연루 의혹에 대해 면밀히 수사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연인 관계인 오토바이 탑승자 2명을 들이받아 동승자 1명이 숨진 이번 사건은 지난 2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사고 직후 김씨는 고교 동창·동네 선후배인 조력자 3명의 도움으로 대전·인천·서울 등지를 오가거나 해외 도피를 시도했으나, 도주 이틀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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