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위원장 '머스크 라인
교통장관까지 낙점시키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의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으로 '머스크 사람'인 브렌던 카(45) FCC 위원을 지명했다.
그런데 발표 직후 이 인사는 트럼프 2기 신설 조직인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내정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작품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는 이날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함께 머물고 있던 머스크가 트럼프에게 직접 카를 FCC 위원장에 지명할 것을 건의했다"고 보도했다.
카는 지난해 머스크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거부한 민주당 측 FCC 위원들을 비판하며 공개적으로 머스크 편을 든 인물이다. 지난 8월엔 텍사스주 보카치아에 있는 머스크의 우주회사 스페이스X 기지를 방문해 머스크와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됐다. 머스크의 주요 사업인 스타링크와 X(옛 트위터)는 FCC 관할 영역이고 FCC는 통신과 소셜미디어 등의 분야에서 강력한 규제를 내리거나 풀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카의 인선 소식에 언론들은 '머스크의 승리'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권력과 돈은 늘 결탁하기 마련이지만 이런 경우는 전례가 없었다"며 "미국인들은 새 대통령으로 트럼프뿐 아니라 머스크까지 함께 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머스크의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월권 논란과 함께 선을 넘고 있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현재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자리는 교통장관이다. 머스크의 핵심 사업인 전기자동차·자율주행차(테슬라) 관할 부처이기 때문이다. 교통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에밀 마이클은 스페이스 X의 주요 투자자이면서 우버 임원 출신이다. 마이클이 실제 교통장관에 낙점될 경우 머스크가 '공동 대통령'이라는 소리가 무색하지 않은 최고 실세로 입지를 굳힐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