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칸소 식료품점 총격 희생자 안타까운 사연…생후 10개월 딸 남겨
경찰 "내가 본 가장 이타적인 행동이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최근 미국 아칸소주의 한 식료품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들 가운데 총에 맞은 부상자들을 돕다가 총격을 피하지 못하고 숨진 젊은 간호사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아칸소주 경찰국장 마이크 하가는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난 21일 아칸소주 포다이스의 식료품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 캘리 윔스(23)의 사연을 전하며 "내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이타적인 행동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하가 국장은 "그녀는 가게에서 도망치는 대신 간호사로서 지닌 전문성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도우려고 멈췄다"며 "결국 그녀 자신도 희생자가 됐다"고 전했다.

AP통신과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윔스의 어머니 헬렌 브라우닝(53)은 인터뷰에서 울먹이며 "우리 딸은 늘 사람들을 도왔다"며 "본인이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누군가를 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윔스의 아버지 토미 윔스도 "캘리는 살면서 늘 해온 일인 '남을 돕는 일'을 하다가 죽은 것"이라며 슬퍼했다.

브라우닝은 윔스가 '아이비'라는 이름의 생후 10개월 된 딸을 남겼다고 전했다.

브라우닝은 당일 사건이 일어나기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아이비가 오전 9시까지 긴 잠을 잘 만큼 자랐다는 사실에 윔스가 놀라워하고 기뻐했다고 회상했다.

브라우닝은 이제 자신이 손녀를 기를 계획이라며 "아이비는 엄마가 자기를 사랑했다는 것을, 그 아이가 엄마 눈에 햇살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1일 포다이스의 식료품 가게에서 벌어진 총격으로 윔스를 포함해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에는 경찰관 2명도 포함됐다.

윔스 외에 다른 사망자들의 연령은 각각 50세와 62세, 81세였다.

총격범의 신원은 이 도시의 외곽 작은 마을(뉴 에딘버그)에 사는 남성 트래비스 유진 포시(44)로 밝혀졌다.

경찰은 그의 범행 동기가 아직 불분명하지만, 희생자들과 개인적인 관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 그는 산탄총과 권총을 지닌 채 차를 타고 식료품점에 도착해 주차장에서부터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으며, 매장에 들어와서도 점원과 방문객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을 난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범인은 몇 분 만에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도 총을 쏘며 저항하다가 결국 경찰의 총에 맞아 경상을 입고 붙잡혔다.

경찰은 현재 카운티 구치소에 구금된 그를 4건의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할 예정이다.

포다이스는 아칸소주 대표 도시 리틀록에서 남쪽으로 104㎞ 떨어진 인구 약 3천200명의 작은 도시다.

희생자 윔스의 어머니 브라우닝은 총격범 포시가 자신의 막내 여동생과 함께 학교에 다녀 그를 안다면서 "그가 그렇게 폭력적인 일을 저지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