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노트·물 한병 갖고 90분 혈투
고령 논란 후보 인지력 확인 기회
초박빙 지지 판세 뒤바꿀까 관심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늘(27일) 오후 6시 첫 TV토론을 한다. 두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접전 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번 토론이 대선 판세에 주요한 변곡점이 될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첫 토론회는 CNN 주최로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청중 없이 진행된다. 후보들은 펜과 빈 메모장, 물 한 병만 소지한 채 토론에 임한다.준비된 메모는 지참할 수 없다. 90분 토론 중 광고를 위한 두 차례의 휴식이 주어지지만, 후보들은 캠프 관계자들을 접촉할 수 없도록 했다. 전·현직 대통령이 그야말로 맞짱 토론에 나서는 것으로 토론 도중 두 고령 후보의 인지력도 일정 부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 후보가 발언할 때는 다른 후보의 마이크는 꺼지도록 했다. 4년 전 대선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도중에 끼어들고 방해하며 난장판이 됐던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올해 81세로 사상 최고령 후보인 바이든 대통령은 캠페인 내내 고령 논란이 따랐는데 이번 토론에서 자신이 4년 더 대통령직을 맡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90분가량 일어선 채 진행되는 실시간 토론회에서 신체적으로 피로한 모습을 보이거나 인물·지형 이름을 잘못 말할 경우 고령 논란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토론 쟁점은 산적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포함, 경제 정책과 국경 및 이민 정책을 집중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의혹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사실을 포함해 사법리스크에 대해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토론의 시간이 90분에 불과하고, 두 번의 광고 시간이 포함되는 등 깊이 있는 토론이 벌어지기보다 두 후보가 자신의 주장만 전달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두 후보자의 두 번째 토론이 9월10일로 예정된 만큼 이번 토론에서 치명적 실수 등이 나올 경우 당분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25일 두 후보에 대한 전국 여론조사의 지지율 평균을 분석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46%로 동률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경합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폭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콘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로 바이든 대통령보다 1%포인트, 미시간(46, 48%)에서는 2%포인트 앞섰다.
펜실베이니아(46%, 48%)와 네바다(45%, 49%), 애리조나(45%, 48%), 조지아(45%, 49%), 노스캐롤라이나(43%, 48%) 등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2∼5%포인트 앞섰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0여년간 미국 대선 직전 발표된 마지막 여론 조사 결과보다도 이번 조사의 접전 양상이 더 치열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