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로 고객 잃고, 온라인 약국과도 경쟁…올해 주가 53% ↓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 최대 약국 체인인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이하 월그린스)가 미국 내 전체 8천600개 매장 중 상당수를 폐쇄할 계획이다.
월그린스의 최고경영자(CEO) 팀 웬트워스는 27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폐쇄할 매장 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 약 25%의 매장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토 대상 매장 중 상당수가 수 년 내 폐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웬트워스 CEO는 또한 2021년에 매입한 1차 진료 서비스 업체 '빌리지MD'(VillageMD)의 지분을 줄여, 최대 주주 지위도 포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외약국 체인인 '부츠'(Boots)나 전문 약국 회사 '실즈 헬스 설루션스'(Shields Health Solutions)의 매각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전환점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도움이 되고 미래가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하며, 이들의 일부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1901년 시카고에서 설립돼 123년의 역사를 가진 월그린스는 미국 곳곳에 매장이 있는 소매업체 중 하나다. 하지만 핵심인 약국 사업의 재정적 압박으로 수년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년 전에도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 등 매출 부진에 따라 미국 내 150개 매장, 영국 내 300개 매장의 폐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월그린스는 다른 약국들과 마찬가지로 매출에 효자 역할을 하던 처방약 쪽에서 성장 둔화에 직면해 있다.
특정 고가 약물들이 더 널리 이용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약을 처방해 주는 비대면 진료가 확산하며 고객들을 잃었다.
또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약국들로 인해 타격을 입었는데, 아마존은 자체 약국 사업을 갖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약국 체인들이 과도하게 확장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규모를 축소하고 있으며, 소속 약사들의 집단행동에도 직면해 있다.
한편, 이날 월그린스 주가는 매장 축소 계획과 함께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고 연간 전망치도 하향 조정한 여파에 따라 22% 넘게 급락했다. 하루 하락으로는 회사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올해 들어 주가는 53% 이상 떨어졌다.
월그린스는 지난 2월에는 미국의 주요 업종을 대표하는 우량주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이하 다우지수)에서 아마존에 자리를 내주고 제외됐다.
월그린스는 2018년 다우지수 초기 구성 종목이었던 제너럴일렉트릭(GE)을 대체해 다우지수에 편입된 바 있는데, 6년 만에 빠지게 된 셈이다.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