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정신' 신장 이식 수술 첫 성공
미국 노스웨스턴 병원서
수면마취 없이 국소마취
수면 마취 없이 환자가 깨어있는 상태로 진행한 신장 이식수술이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미국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은 24일 "전신마취를 받지 않은 채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28세 존 니콜라스가 회복을 마치고 무사히 귀가했다"고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진행된 수술에서 니콜라스는 장기이식 수술에 흔히 쓰이는 전신마취 대신 척추마취를 받고 수술에 들어갔다.
척추마취는 몸 일부만 마취하는 국소마취의 일종으로 온몸의 감각과 의식을 잃는 전신마취와 달리 의식이 깨어있는 채 허리 아래 감각만 사라진다.
이처럼 국소마취를 활용하는 '각성 수술'은 고령층이나 중증질환자 등 전신마취에 취약한 고위험군 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하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병원 측이 공개한 수술 영상에는 다소 엽기적인 장면이 포착됐다. 수술 중 집도의가 새 장기를 손수 꺼내 보이며 "이게 콩팥이에요" 라고 말하자 의식이 살아있던 니콜라스는 "우와"(Holy hell)라고 외치며 놀랍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식술은 두 시간 안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해당 병원에서 신장 이식술을 받은 환자의 평균 입원 기간은 2~3일인 데 반해 니콜라스는 수술을 마친 뒤 하루도 지나지 않아 퇴원했다.
16세에 크론병 진단을 받은 니콜라스는 전신마취 고위험군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의학 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각성 수술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수술 중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건 꽤 멋진 일이었다. 의식이 완전히 살아 있었지만 고통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수술을 집도한 노스웨스턴 메디슨 종합이식센터 사티시 나딕 박사는 "각성 신장 이식술이 앞으로 많은 환자의 위험 부담을 줄이고 회복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술 중 환자에게 새 신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주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