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친한, '김여사 사과 의향' 진실 공방…'댓글팀' 두고도 충돌
문자 논란 전대구도 영향도 아전인수…"결선 가능성 커져" "韓에 동정표 붙어"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안채원 조다운 기자 =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대표 후보에게 보낸 문자 전문이 공개되면서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양측은 9일 김 여사의 사과 의향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면서 문자 공개의 '배후'가 누구인지를 놓고도 각을 세웠다.
◇ "김여사, 사과 의지 명확" vs "용산서 사과 안 된다고 해"
친윤 그룹은 지난 1월 다섯 차례에 걸친 김 여사의 문자 원문을 보면, 한 후보가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났다며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여사는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 하겠다는 내용으로 읽히는데, 한 전 위원장은 어느 대목에서 '사실상 사과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파악했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한 후보가 당시 비대위원장으로서 총선의 중요 현안인 김 여사의 사과를 결정할 위치에 있었다면서 "판단 착오를 인정하고, 이것이 총선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친윤 핵심 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 후보의 거짓말이 분명히 드러났다"며 "김 여사는 사과하고 싶지만, 정작 사과를 했을 때 선거를 책임진 당에 불 역풍이 걱정됐고, 그래서 비대위원장에게 의견을 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 후보는 문자의 전체 맥락은 물론, 당시 전후 상황을 보더라도 김 여사가 사과하지 않겠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 러닝메이트인 박정훈 최고위원 후보는 SBS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 쪽과 원내지도부에서 '사과가 필요한 것 같다'는 취지를 용산에 전달했는데 '그게 안 된다'는 취지의 답변이 이미 와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특히 한 후보가 지난 1월 18∼19일 김 여사 문제에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히자 친윤계 이용 전 의원이 '사과 불가론'을 의원들 단체 대화방에 올리고, 이후 대통령실에서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는 점으로 미뤄 김 여사에게 사과 의향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입장이다.
앞서 한 후보 측은 '전당대회 개입' 주장을 펼치며 대통령실을 겨냥했던 것에선 한발 물러서면서도 칼끝을 친윤계와 원희룡 후보 캠프로 돌렸다.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장동혁 최고위원 후보는 MBC 라디오에서 "어떤 분들이 뒤에 있는지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실 것"이라며 '친윤 인사와 원희룡 캠프'냐는 질문에는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동훈 캠프 총괄상황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대통령실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개입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친윤이라는 분들이 영부인을 (야당 공세의) 먹잇감으로 갖다 바치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실이 전대 개입 의혹을 부인한 데다, '대통령실을 끌어들이지 말라'는 당 지도부의 경고가 나온 만큼 친윤계로 타깃을 좁혀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댓글팀' 고리로 서로 공격…'문자 논란 파급력' 전망도 엇갈려
양 진영은 이번 문자 전문 공개로 수면 위로 떠오른 이른바 '댓글팀' 의혹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댓글팀'은 김 여사가 1월23일 한 후보에게 보낸 네 번째 문자에서 언급됐다. "제가 댓글팀을 활용해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다"는 내용이었다.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설'이 제기된 당시 김 여사 주변 인사들이 한 후보 관련 기사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에 한 후보 비방 댓글을 단다는 항간의 소문을 거론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장동혁 최고위원 후보는 MBC 라디오에서 "여사께서 한동훈 전 위원장이나 그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 잘못된 정보 또는 왜곡된 정보도 받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일부 친윤계 인사들이 김 여사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면서 판단을 흐리게 한다고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친윤계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댓글팀은) 전혀 사실 확인이 안 된 내용"이라며 "한 후보야말로 법무부 장관 할 때부터 여론관리를 해주고 우호적인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는 팀이 별도로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를 향한 야권의 '댓글 공작' 의혹 제기에 방어막을 치면서 공세의 화살을 한 후보에게 돌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문자 논란이 전대 구도에 미칠 파장에 대해선 양측이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친윤계 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단 1차에서 한 후보가 과반을 못 넘는 상황은 됐다고 본다며 "우리 당원들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가장 중심에 놓고 있는데, 선뜻 표가 (한 후보에게) 가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신지호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대세론을 형성한 1위 후보에 대해 나머지 세 후보가 파상공세를 펴다 보니까 오히려 동정표까지도 붙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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