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장기화에 소비침체 이어지자
할인 제품 비중, 코로나 전보다 높아져
"올해는 저소득층 소비자 어려운 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가 상승에 제품 값 인상으로 대응해왔던 미국 소비재 기업들이 이제 슬슬 할인 행사를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물가 장기화에 따라 소비자들이 지값을 닫으면서 소비 침체로 이어지자 소비자들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7일 미국 대형 식품 기업 등이 이제 할인, 쿠폰 지급 등을 하고 눈에 잘 띄는 곳에 제품을 배치하려고 비용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IQ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12개월간 할인 행사 등을 통해 판매된 제품의 비중이 28.6%로 3년 전의 25.1%보다 높아졌다. 시리얼로 유명한 제너럴 밀스는 할인 쿠폰 관련 비용을 20% 더 많이 지출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제프 하머닝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애널리스트들에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몇 가지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츠 크래커, 오레오 쿠키 등을 판매하는 몬델레즈의 루카 자라멜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업계 콘퍼런스에서 미국에서 도전적인 해가 될 것이며, 특히 저소득 소비자층 시장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자라멜라 CFO는 자체브랜드(PB) 상품과의 경쟁에 맞서 칩스 아호이 쿠키의 대형 포장 제품 가격을 4달러 이하로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 지출은 미 경제 성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만큼 미국 경제에서 중요하다.
소비자들의 씀씀이 축소로 인한 파장은 소매업체에도 미쳤다. 약국 체인인 월그린스는 지난주 소비자들이 까다로워졌다고 경고하고, 이에 대응해서 고객충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특정 고객 대상 마케팅과 가격 조정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월그린스는 올해 주가가 57% 떨어졌다.
나이키의 매슈 프렌드 CFO는 지난주 북미 지역 매출 감소 등을 발표하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나이키는 가격 100달러 이하 신발을 출시할 계획이다.
닐슨IQ의 카먼 앨리슨 부사장은 업체들의 가격 인상 능력이 다소 고갈되면서 미국 매장에서 할인이나 광고 등의 행사에 포함된 품목 수가 작년보다 6.3%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지갑으로 투표한다.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면 브랜드나 매장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진 전반적인 가격 하락은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