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난 역대 최고의 친노조 대통령"…AFL-CIO "만장일치로 지지 재확인"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 최대의 노동단체인 노동조합 총연맹(AFL-CIO)이 대선 후보 사퇴론에 맞서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 지키기에 나섰다.
10일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의 AFL-CIO 본부에 방문해 리즈 슐러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50여명과 회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임 도전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반발 등 분열적 상황을 수습하려는 듯 전통적 우호세력인 노조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노조 지도부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그는 "예전에 미국 역사상 가장 친(親)노조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난 그 약속을 지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노조도 화답했다.
리즈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일자리와 제조업을 지원했고,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노조친화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우리들을 지킨 것처럼, 이젠 우리가 대통령을 지켜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회동 이후 AFL-CIO은 고령 논란을 잠재우려는 듯 "바이든 대통령이 노조와의 만남에서 '투지'를 보였다"면서 노조 지도부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만장일치로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사퇴론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우호세력인 노조와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인지력이 떨어졌다는 의혹을 불식시키려는 듯 원고를 자막으로 보여주는 텔레프롬프터 없이 발언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이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가 후보 사퇴론을 제기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주먹을 흔들면서 "AFL-CIO"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1천250만명의 노동자가 가입한 미국 최대노조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할리우드 스타 한 명의 사퇴 주장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뉘앙스였다.
다만 노조 지도부 중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을 후보로 내세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수 있을지 의구심을 지닌 인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숀 페인 위원장은 바이든 캠프에 트럼프를 꺾을 구체적인 방안을 설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사퇴요구가 다음주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워싱턴DC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진행 중인 이번 주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체면을 지켜주기 위해 공개적인 사퇴요구를 자제하고 있을 뿐 후보교체론은 물밑에서 꾸준히 확산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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