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율 30%" 비난
여성 국장 킴벌리 치틀
"의회 조사에 적극 참여"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이후 비밀경호국(SS)의 경호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비밀경호국에 여성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60년 역사를 지닌 이 조직에 2년 전 두번째 여성 수장으로 취임한 킴벌리 치틀 국장이 '여성 직원 비율 30%로 확대'를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 일각에선 "비밀경호국에 여성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비난까지 하고 있다.
트럼프 피격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비밀경호국이 지나치게 '다양성 채용'을 추구해온 것이 보안 허술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헤지펀드 거물인 빌 에크먼 등은 X(옛 트위터)에서 치틀이 CBS에 출연해 "2023년까지 여성 비율을 30%로 늘리겠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으며 그의 해고를 요구하고 있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딸 메건 매케인은 "경호원들은 최고여야하는데 이 직업에 최고인 여성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고 팀 버쳇 공화당 하원의원은 "최고의 선수들을 투입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썼다.
2022년 8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치틀 국장은 27년 경력을 갖고 있는 베테랑이다. 줄리아 피어슨(2013~2014년)에 이은 두 번째 여성 국장이고, 바이든이 부통령일 때 경호를 했던 인연도 있다. 치틀이 취임하기 전인 2021년 비밀경호국 전체 직원 7500명 중 여성 비율이 24%에 그쳤는데, 치틀은 다양성과 남녀 평등을 특히 중시하는 진보 정부 기조에 맞춰 여성 채용 확대를 추진해왔다. 남성 중심 문화가 팽배한 비밀경호국에서 여성 동료에 대한 괴롭힘, 폭행 등 각종 위법 행위와 스캔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짜낸 고육지책이기도 했다.
공화당과 트럼프 지지자들은 여성 경호원들이 체력 평가에서 남성보다 낮은 기준을 적용받는 것도 문제삼고 있다. 공화당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22일 치틀 국장이 청문회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진상 규명을 벼르고 있어 경호 책임론은, 물론 여성 경호원을 둘러싼 보수와 진보 간 논쟁도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비밀경호국은 15일 총격 사건 후 낸 첫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지시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과 관련한 독립 조사에 적극 참여하고 의회의 어떤 조사 행위에도 협조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