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투자자, 트럼프 재선시 불확실성 우려
인플레·고금리 장기화에 달러 강세 전망
시장 상황 주시하며 안전 자산 투자 필요
한인 박모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고민 거리가 하나 생겼다. 모은 자금을 가지고 주식에 투자를 하고 있는 박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올해 대선 승리에 따른 미국 경제가 어떻게 변할지 감이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박씨는 "바이든 경제에 맞춰 투자를 하고 있었는데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가 어떤 정책을 펼지 모르겠다"며 "트럼프가 돌아오면 얼마 안되는 내 주식 계좌가 은근히 걱정 된다"고 했다.
피격 사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전망이 우세해진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투자 시장에 끼칠 영향을 놓고 한인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가 재당선되면 현재 미국 경제 기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결과에 따라 주요 산업과 업조에 희비가 크게 엇갈리면서 불확실성을 대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안전자산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한인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피격 사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올해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투자 방향을 놓고 한인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지난달 열린 대선 후보 첫 TV토론으로 트럼프 우세가 점쳐졌던 수준에서 피격 사건을 거치면서 올해 선거 판도가 트럼프의 당선으로 판세가 급격하게 바뀌면서다. 그만큼 트럼프 대선 승리에 따른 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인 재정관리업체 아메리츠 파이낸션의 브라이언 이 대표는 "트럼프 재집권 시 관세와 이민정책, 부자 감세 등이 예상되면서 지금과는 다른 경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미국 금융시장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가져 올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트럼프 승리를 가정한 투자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승리를 전제로 한 거래(Trump-Victory trades)가 급증하고 있다"전했고, 블룸버그통신도 "피격 사건 이후 투자자들이 '트럼프 트레이드'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는 단기적으로 하락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고금리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가 집권해서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해 떨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높은 기준금리 수준은 이어진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도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다. 대중국의 강경 무역정책, 기후변화 관련 규제 완화에 기업에 대한 감세 등은 연방정부의 부채 증가로 인해 인플레이션 상승 원인으로 작용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이번 달 초에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가 트럼프 재집권 시 바이든 대통령이 재당선됐을 때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올라갈 것으로 답했다.
인플레이션에 고금리가 지속되면 달러가 지금처럼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내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등 수입품에 무거운 관세를 부과하면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이 때문에 연방준비제도가 고금리를 유지하면 달러 강세는 피할 수 없다.
아메리츠 파이낸셜 이 대표는 "개인 투자자들은 대선이 있는 해에 항상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특히 새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시장 반응에 더욱 유의하며 안전 자산의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