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조연설자들, 바이든 이민정책·범죄대응 비판…참석자들 "장벽 세워라" 연호
트럼프 며느리 "트럼프, 사자처럼 담대"…헤일리·디샌티스도 "트럼프 강력 지지"
(밀워키[미 위스콘신주]=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 2일차인 16일(현지시간)에도 귀에 거즈 붕대를 하고 행사장을 찾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 포럼에 '엄지척 동작'과 함께 '땡큐'(Thank you·고맙다), '땡큐'를 연발하면서 행사장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이어 손을 치켜들면서 '주먹 불끈' 자세를 여러 번 취해 참석자들에게 인사한 뒤 귀빈석으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는 직전에 입장한 J.D. 밴스 부통령 후보 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찬조연설자들이 발언하는 동안 흐뭇하게 웃는 모습으로 이를 지켜봤으며 이날도 별도 발언을 하지는 않고 행사가 끝날 때까지 2시간 넘게 자리를 지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장한 뒤에는 행사장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공중 악수' 장면, 계단에서 넘어지는 장면 등과 함께 이민자 정책을 비판하는 동영상이 상영됐다.
'미국을 더 안전하게'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찬조연설자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 이민 문제를 고강도로 비판했다.
극우 성향의 케리 레이크 전 TV앵커는 연설에서 이민 문제를 부각하면서 "해법은 간단하다. '바이든 침공'을 중단시키고 장벽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의원 등 참석자들은 '빌드 더 월'(Build the wall·장벽을 세워라)을 연호하며 호응했다.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는 연설에서 "이민자에 대한 메시지는 이것이다. 우리는 여러분을 출신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면서 "나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법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국은 법치 국가"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가족 중에는 둘째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 공화당 전국위 의장이 이날 연설했다.
그는 시아버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과 관련, "잠언 28장에 악인은 쫓아오는 자가 없어도 도망치지만 의인은 사자 같이 담대하다고 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자처럼 담대하다. 그는 사자다"라고 말했다.
대선 경선 때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부통령 후보군이었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도 무대에 섰다.
이날 행사장에는 웨스트 버지니아 짐 저스티스 주지사가 자신의 불독을 대동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11월 선거에서 상원 의원에 도전하는 그는 2022년 연초 연설 때 자신의 불독을 엉덩이가 보이게 들고 웨스트 버지니아 주민 비하 논란이 있었던 팝스타를 향해 "내 엉덩이나 핥아라"라고 말해 유명해졌다.
한편, 대의원을 비롯한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귀에 거즈' 패션이 유행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전당대회장에서 오른쪽 귀에 거즈를 붙인 대의원을 비롯한 공화당원들이 여러 명 목격됐다.
봉투로 만든 '가짜 거즈'를 귀에 붙인 애리조나주 대의원은 대의원들이 앉은 자리에서 CBS 뉴스에 "이것은 새 패션 트렌드"라면서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조만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피격으로 오른쪽 귀 윗부분이 총알에 관통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밤 네모난 모양의 거즈를 귀에 붙이고 전대 행사장을 찾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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