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경호국장 "총격범 있던 지붕은 경사진 곳…건물 내부만 통제 확보"

총격 당시 저격수 소재 놓고는 비밀경호국-지역 치안당국 진술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당시 총격범이 있던 건물 지붕에는 경호 담당 저격수가 배치돼 있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저격수의 안전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킴벌리 치틀 미국 비밀경호국 국장은 16일(현지시간) 방영된 미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총격범이 있던 건물 지붕이 경사진 곳이어서 저격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치틀 국장은 "우리가 (통제를 위해) 건물을 확보하는 데는 많은 요인이 작용한다"며 "특히 (총격범이 있던) 건물에는 가장 높은 곳에 경사진 지붕이 있다. 그래서 경사진 지붕에 누군가를 올려놓고 싶지 않은 안전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물 내부 통제만 확보하는 조치를 했다는 것이 치틀 국장의 설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장에서 총격을 받고 오른쪽 귀 윗부분이 관통하는 상처를 입었다.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20)는 현지 경찰 저격수의 총에 맞아 죽었다.

치틀 국장은 총격 용의자가 발포 전에 목격됐다는 보도에 대해 목격부터 총격까지 "매우 짧은 시간"에 일이 흘러갔다며,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음을 내비쳤다.

그는 "불행히도 사태가 빠르게 전개됨에 따라 그 사람(총격범)이 결국 발견됐을 때 지붕 위에 있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총을 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미 CBS뉴스는 비밀경호국 저격수가 건물 근처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고 거리 측정기를 사용하는 총격 용의자의 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미 폭스뉴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단에 오르기 전에 지역 경찰관들이 유세장 안팎에서 거리 측정기를 들고 있는 수상한 남성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경찰관이 주 경찰에 이를 보고하고 주 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몇 분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크룩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에 실패하기 전 약 30분 동안 비밀경호국 요원들과 지역 법 집행관들의 감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총격범이 옥상에 있을 때 경찰 저격수들이 같은 건물 내부에 있었는지를 놓고 도 비밀경호국과 현지 경찰의 진술이 엇갈린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치틀 국장은 지역 경찰이 같은 건물 안에 있었다고 말했지만 지역 법 집행 당국자는 NYT에 그렇지 않으며 인접 건물에 있었다고 밝혔다.

미 의회가 이번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나선 가운데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각종 의문이 꼬리를 물면서 비밀경호국의 경호 실패 책임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