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확산에 감염 우려 급증
1일 평균 307건 확진, 가파른 증가세
LAT, 마스크 미착용이 확산 주요 원인
'엔데믹'이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새로운 하위 변종이 기승을 부리면서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백모씨는 "2년 전에 코로나19에 걸려 본 적이 있는데 지난달 파더스 데이 때 가족 모임에서 걸린 코로나19가 훨씬 지독했다"며 "목도 아프고 코도 막히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혼났다"고 했다. 코로나19 변이 확산은 평범한 자연인뿐만 아니라 유명 정치인들도 피해 갈 수 없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테스트 결과 양성 판정을 받고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재택 격리를 했다. 지난해 6월에 이어 두번째다.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7일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라스베이거스 유세 일정이 취소됐다. 역시 지난 2022년 7월에 이어 두번째 코로나19 감염으로 갈길 바쁜 바이든의 대선 유세 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가뜩이나 고령으로 대통령 후보직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바이든에게 코로나19감염은 악재임에 분명하다.
문제는 코로나19의 변이 확산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착용과 격리와 같은 기본적인 개인 방역에 대한 인식이 예전만 못하다는 데 있다. LA타임스(LAT)는 "LA 주민들이 코로나19에 감염이 되어도 여행이나 출근 등 일상 생활을 그대로 지속하고 있어 변이 감염 확산에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LA카운티의 코로나19 1일 평균 확진자 수는 증가세에 있다. 6월26일로 끝나는 기간에서 1일 평균 215건이었던 확진 건수는 이번 달 7일로 끝나는 조사 기간에서는 1일 평균 307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달 전 1일 평균 121건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가파르다.
코로나19 확산이 우려 수준으로 치닫고 있지만 마스크 착용과 같은 개인 방역을 지키는 일은 이미 과거의 것이 된 상황이다. 시니어인 한인 이모씨는 "양로보건센터에 매일 가는 데 기침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마스크를 쓰는 이들을 없다"며 "팬데믹 때 걸리기만 하면 죽는다고 생각했던 것과 비교하면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만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지난 3월 갤럽 조사 결과 미국 성인의 20%만이 코로나19 감염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답했다. 2020년 때 55~59% 수준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20%만이 코로나19를 건강에 대한 주요 위협 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는 사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하는 한인 수는 늘고 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한인 수는 44명으로 집계됐다. 방학과 함께 여름 여행 시즌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 변이 확산이 되고 있어 한인 시니어와 함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마스크 쓰기와 같은 감염 예방 조치가 각별하게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말이다. 남가주 카이저 퍼머넌트의 전염병과장인 엘리자베스 허드슨 박사는 "사람들이 팬데믹 이전의 생활 방식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예전 팬데믹 때와 다른 상황에 살고 있지만 마스크 쓰기와 같은 사전 감염 예방 조치들은 폐기해 버릴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따로 살고 있는 부모를 두고 있는 한인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한인 오모씨는 "노인아파트에 혼자 사시는 어머님이 계신데 매일 안부 전화를 하고 있다"며 "귀찮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갈 땐 웬만하면 마스크를 꼭 쓰고 가라는 말을 하는 게 일상 표현이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