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맥주 시장 점유율 3위로 추락
버드 라이트 점유율 6.5%로 3위 하락
모델로 에스페시알 점유율 9.7%로 1위
트랜스젠더 협찬에 히스패닉 파워 상승 탓
미국 맥주 시장에서 22년 동안 1위를 지키며 '맥주의 왕'이라 불리던 버드 라이트가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3위로 추락했다. 트랜스젠더 협찬 논란 후 1년여 만에 멕시코 수입 맥주에 밀리면서 명성에 금이 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미 맥주 시장에서 버드 라이트의 점유율이 지난달 6.5%로, 전체 3위로 밀려났다고 보도했다.
컨설팅회사 범프 윌리엄스가 지난 6일까지 4주간의 닐슨IQ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멕시코 수입 맥주 릫모델로 에스페시알릮의 점유율이 9.7%로 1위이고, 릫미켈롭 울트라릮가 7.3%로 2위였다.
모델로 에스페시알은 작년 이래로 달러 기준 매출이 버드 라이트를 앞섰다. 또, 7월 4일 미 독립기념일 연휴가 낀 이번 조사 기간에 판매량 기준으로도 버드 라이트 보다 우위였다.
WSJ은 작년 4월 시작된 버드 라이트 보이콧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틱톡 인플루언서가 협찬받은 개인 맞춤형 버드 라이트 캔을 소개하자 보수 소비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버드 라이트는 2001년부터 유지해온 1위 자리를 바로 다음 달에 뺏겼고, 이후에도 내내 우파의 타깃이 됐다.
올해 2월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깜짝 지지를 밝혔지만 효과가 없었다.
여기엔 미 소매업체들이 이미 진열대에서 버드 라이트 공간을 줄여둔 탓도 있다.
다만, 버드 라이트가 잃은 공간은 대부분 다른 AB 인베브 제품이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버드 라이트의 하락에는 히스패닉 파워가 급성장한 배경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연방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는 6500만명 수준에 이른다. 미국 전체 인구(약 3억3000만명)의 20% 수준이다. 여기에 멕시코의 진한 라거 맥주는 이제 비(非)히스패닉 미국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으며 제품 충성도를 높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