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지지 표명 잇따르지만
8월 전당대회서 대의원 과반 얻어야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민주당은 오는 11월 5일로 예정된 대선을 넉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자 교체라는 전례가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새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 지지했고 이에 동조하는 지지 표명이 잇따르고 있지만, 해리스가 곧바로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선 후보 지명은 궁극적으로 대의원의 몫이다. 해리스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려면 결국 오는 8월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과반의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 .
2024년 민주당 대의원은 총 4672명으로, 여기에는 3933명의 서약 대의원과 739명의 슈퍼대의원이 있으며 대선 후보자로 지명되려면 이들 대의원의 과반수 이상 지지를 받아야 한다.
비록 바이든이 해리스를 공개 지지했지만, 이들은 바이든을 대선 후보로 지지한 것이지, 해리스를 지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의원들은 전당대회에서 자유롭게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민주당은 해리스를 대선 후보로 미는 데 뜻을 모으는 분위기이지만, 또 다른 후보가 출마한다면 대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선거전이 불가피하다.
AP통신은 "현행 민주당 당규는 바이든이 다른 후보에게 대의원을 넘기는 것을 허용하지 않지만, 정치적으로 바이든의 지지는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면서 "해리스는 약 4000명의 서약 대의원과 당 지도자, 특정 선출직 공무원, 전직 대통령 및 부통령을 포함하는 700명 이상의 슈퍼대의원의 지지를 공고히 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라고 짚었다.
해리스는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저는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대선후보 지명을 받고 당선되는 것이 제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시키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어젠다를 물리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선거운동의 핵심이라고 할 선거 자금과 관련 바이든의 선거 자금 이전은 해리스가 후보가 되어야 가장 유리하다. 바이든의 선거 캠프는 최근 910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민주당 연합 선거대책위원회는 총 2억 40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선거 자금 전문가들은 해리스가 바이든의 계좌뿐만 아니라 자신의 명의로 계좌를 개설했기 때문에 모든 자금을 통제할 수 있고 본다. 다른 후보가 될 경우 정당 이름으로 된 계좌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바이든-해리스 계좌를 사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바이든의 중도하차는 1968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재선 불출마를 결정한 이후 56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사례다.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기도 한 해리스는 대선을 불과 107일 앞둔 시점에 민주당 후보자 교체라는 대혼란의 중심에 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