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1대 주주 지위 불안정
AI나 해외 사업에 악재로 작용 가능성
사법 리스크에 성장 동력 물음표도
한국의 대표 플랫폼 기업 카카오가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으로 중대 갈림길에 섰다. 'SM엔터테인먼트(SM) 시세 조정'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게 법원의 구속 영장이 발부되면서다.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진행한 서울 남부지법 한정석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게 23일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이 2006년 카카오의 전신인 스타트업 아이위랩(IWILAB)을 창업한 뒤 성장해온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와 성장 동력 부족 등으로 창사 후 최대 위기에 몰렸다는 게 IT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카카오의 쇄신 작업이 어떤 식으로든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카카오가 작년 말 설치한 준법·윤리 경영 감시를 위한 외부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와 지난 2월 그룹 컨트롤 타워인 CA협의체 개편 등을 통해 진행 중인 쇄신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룡 IT 기업 카카오는 그동안 골목 시장 침해 논란을 일으킨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도덕적 해이 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특히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상장 후 스톡옵션을 매각해 거액의 차익을 챙긴 이른바 릫먹튀 논란릮,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의 시세 조종 의혹, 카카오모빌리의 릫콜 몰아주기릮 사건 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김 위원장의 구속이 현실화하면서 사법 리스크는 한동안 카카오를 짓누를 공산이 크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와 관련한 재판 결과에 따라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 1대 주주 지위를 내려놔야 할 수도 있다.
카카오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27.17%) 가운데 10%만 남기고 나머지를 처분해야 한다.
주요 경영진에 대한 수사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카카오가 추진하는 AI 사업과 해외 사업에 불똥이 튈 개연성이 있다.
세계적으로 AI에서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카카오는 올해 안으로 카카오톡 등에서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AI의 후발 주자로서 얼마나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앞세워 빠르게 커왔지만 성장이 한계를 맞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