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검사 경력 부각하면서 트럼프에 "사기꾼·성착취자" 비판
비욘세 '프리덤' 배경 등장…'미래·자유·법치 vs 과거·혼란·증오' 대결 부각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강병철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예약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대선 승패를 결정하는 경합주에서 첫 유세를 하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집중 공격했다.
검사 출신인 해리스 부통령은 4개의 사건으로 형사 기소돼 이 가운데 한 사건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범죄자'로 부각하면서 경제 정책, 노조 문제, 낙태권리 등 정책적 측면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선명한 대립각을 세웠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교외 지역인 웨스트 엘리스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오늘 아침 기준으로 당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데 충분한 대의원을 확보했다고 들었다"면서 "나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앞으로 수주간 당을 계속해서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날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검사 출신임을 언급한 뒤 "나는 여성을 학대하는 (성)착취자, 소비자를 등쳐먹는 사기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칙을 깨고 속임수를 쓰는 사람들 등 모든 유형의 가해자들을 상대해봤다"면서 "나는 트럼프 같은 스타일을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성적 학대를 저지른 것에 대해 책임을 인정받았으며 (입막음돈을 지급하고 회사 장부를 조작한 것과 관련해) 34개의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가 인정됐다"고 상기시켰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억만장자 및 대기업의 지지에 기대고 있으며 선거 자금 기부금을 대가로 거래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우리는 사람 중심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사람이 우선인 대통령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의 국가 비전을 '미래 대 과거'로 대비한 뒤 보수 싱크탱크의 강경 우파 정책 제안집은 '프로젝트2025'를 거론하면서 "트럼프는 미국을 후퇴시키길 원한다"면서 "우리는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산층 위주 경제 구성, 노조 보호, 낙태권 보호 및 확장 등 조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정책 공약을 언급했다.
이어 "자유와 연민, 법치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 아니면 혼돈과 공포, 증오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라고 반문한 뒤 "우리 모두는 이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 힘은 국민에게 있다"면서 투표로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중 유세에 나선 것은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한 이후 처음이다.
그는 전날에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대선 캠프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날 유세는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3천명 정도의 지지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가수 비욘세의 노래 '프리덤'을 배경으로 등장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이 연설할 때마다 지지자들인 크게 호응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We are not going back)이라고 외치자 지지자들은 같은 문구를 연호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이 어떤 나라에서 살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한 지지자는 '카멀라의 나라'(a Kamala one)라고 외치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해리스 부통령의 첫 유세에 대해 정책 기조는 바이든 대통령과 같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더 분명하게 대비를 시켰으며 유세장 분위기도 더 활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첫 유세가 열린 위스콘신은 지난 15∼18일 공화당이 전당대회를 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관식'을 진행한 곳이다. 위스콘신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과 함께 '러스트 벨트'(미국 오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업지대)의 경합주로 꼽힌다.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려면, 경합주 가운데서도 민주당에 좀더 유리한 이곳에서 이른바 블루월(Blue wall·민주당 장벽)을 구축해야 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으로 가는 길은 위스콘신으로 통한다"면서 "우리는 위스콘신에서 승리하기 위해 밀워키의 여러분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낮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대선 후보 선출에 필요한 과반 대의원을 확보한 해리스 부통령은 이틀만에 거의 전폭적인 당의 지지도 받게 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 포기를 선언한 지난 21일 이후 110만 명 이상의 개인 후원자로부터 후원금을 기부받았다.
그는 이 기간 1억 달러(1천386억 원) 이상을 모금하는 등 후원금 측면에서도 '위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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