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트럼프 "장애 가진 아들 도와달랬더니 그냥 죽게 두라고 말해"

가족사 저서 출간 인터뷰서 주장…"트럼프, 과거 흑인비하 발언도 해"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카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하며 "핵폭탄급으로 미쳤다(atomic crazy)"라고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카 프레드 트럼프 3세(이하 프레드)는 30일(현지시간)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격에 대해 "복잡하고 때로는 잔인하다"라고 묘사하며 이처럼 주장했다.

프레드는 1981년에 43세를 일기로 작고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 프레더릭 크라이스트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의 아들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된 숨겨진 가족사를 담은 저서 '올 인 더 패밀리'(All in the Family: The Trumps and How We Got This Way)를 이날 출간했다.

프레드는 이날 인터뷰에서 "다들 알다시피 가족이란 복잡한 관계다"라면서 "어느 가족이나 미친 삼촌이 있게 마련인데, 내 삼촌 도널드는 핵폭탄급으로 미쳤다"라고 말했다.

'핵폭탄급으로 미쳤다'라는 표현에 대한 추가 설명 요청에 프레드는 "몸서리를 치면서 이렇게 말하겠다. '내가 알던 그 삼촌이 맞나?' '무엇이 사람을 이렇게 만들었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행동한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프레드는 "그가 한 말에도 나는 그와 좋은 관계를 맺어왔다"면서 "하지만 그는 나에게 정말 끔찍한 일을 저질렀고, 사람들은 '어떻게 아직도 그와 관계를 유지하냐'라고 묻는데 그는 내 삼촌이고 가족이다. 그것은 의미가 크다"라고 했다.

프레드는 2020년 5월 장애인 지원과 관련한 일로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당시 현직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과 만난 자리에서 장애인들을 지칭하며 "모든 비용을 고려하면 이 사람들은 그냥 죽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1999년 태어난 그의 아들은 생후 3개월 만에 희귀 질환 진단을 받았고, 이로 인해 장애가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장애가 있는 자기 아들을 위해 가족들이 적립한 의료 기금이 떨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삼촌에게 전화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망설임 없이 "네 아들은 널 알아보지도 못한다. 그냥 죽게 내버려 두고 플로리다로 이사와라"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프레드는 자신이 열 살,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대 무렵이던 1970년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족들에게 흑인을 비하하는 'N 단어'(n-word)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N 단어는 흑인을 비하하는 '니그로'(negro)나 '니거'(nigger)를 완곡하게 말하는 표현이다.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캐딜락 엘도라도 컨버터블 차량에 누군가 흠집을 낸 것을 발견하고서 흑인들의 짓이라고 단정 짓고 해당 N 단어를 두 차례 내뱉으며 화를 냈다는 것이었다.

프레드는 "나는 삼촌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그는 흑인이건 아니건 그저 사람들을 이용할 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부적절한 언행 주장과 관련해 "완전한 가짜 뉴스"라고 즉각 반박했다.

트럼프 선거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ABC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프레드의 주장에 대해 "완벽히 날조된 최고 수준의 완전한 가짜뉴스"라며 "이렇게 노골적으로 역겨운 거짓말이 미디어에 실릴 수 있다는 게 놀랍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그런 말을 절대 쓰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모두 알 것"이라며 "이 같은 거짓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강조했다.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