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오염노출 탓
미국암학회 학술지 게재
신장·췌장·소장암 증가세
X 세대(1965~1980년 출생자)와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자)가 그들의 부모 세대보다 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생활 습관이 변화한 데다 오염환경에 더 자주 노출된 게 원인으로 지목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는 31일 국제학술지 랜싯 퍼블릭 헬스를 통해 암 34종 중 17종에서 젊은 세대의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발병률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암은 신장·췌장·소장암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 출생자)보다 2~3배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 또 밀레니얼 세대 여성은 베이비붐 세대 남녀 대비 간·담관암에 걸릴 위험이 높았다.
젊은 층에서 암 발병률은 증가했지만, 이로 인한 사망률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젊은 여성의 간암 사망률은 베이비붐 세대 남녀와 비교했을 때 증가세를 보였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아메딘 제말은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젊은 층의 암 발생률과 사망률은 지난 수십년간 이를 낮추기 위해 이룬 진전을 중단하거나 역전시킬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젊은 층에서 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데 대해 아직 명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연구진은 △비만 △포화지방·붉은 육류·가공식품 섭취 △항생제 남용 △수면 부족 등의 생활 습관 변화와 발암·화학물질에 자주 노출되는 환경적 요인이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인들이 잘 걸리는 암 34종으로 진단을 받은 미국인 환자 2350만명을 추적 조사했다. 또한 암 25종으로 사망한 25~84세 미국인 환자 700만명의 통계 자료도 분석했다.
미국 보건 당국은 젊은 층의 암 발병률이 높아짐에 따라 2021년 대장암 검진 권장 연령을 기존 50세 이상에서 45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조정 첫해 새롭게 대상 연령에 포함된 45~49세 1900만명 중 대장암 검진을 받은 사람은 400만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