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루 하락폭 역대 최대…코스피·코스닥 하락 종목수 '역대 최대'

코스피 시총 감소 규모 사상 최대…'공포지수' 역대 두번째 상승률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국내 증시가 5일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에 폭락하면서 각종 신기록이 속출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하락폭(234.64포인트)은 역대 최대다. 지난 2020년 3월 19일(133.56포인트 하락) 기록한 사상 최대 낙폭 기록을 4년 4개월여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코스피 하락률(-8.77%)은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15년 9개월여만에 가장 컸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천997조7천450억원으로 지난 1월 22일(1천999조1천390억) 이후 6개월여만에 2천조원을 내줬다.

직전 거래일 대비로는 시가총액이 192조원가량 증발해 전장 대비 감소 규모가 역대 가장 컸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88.05포인트(11.3%) 하락한 691.28에 마감했다. 코스닥 하락폭(88.05포인트)은 2000년 9월 18일 이후 가장 컸으며 하락률은 2020년 3월 19일(-11.71%)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924개 종목이 하락했으며, 코스닥시장에서는 1천633개 종목이 내려 양 시장 모두 하락 종목 수가 역대 가장 많았다.

이날 오후 2시 14분께 코스피가 8% 넘게 내린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서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20분간 일시 중단됐다.

코스닥 시장에도 이날 오후 1시 56분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는데, 양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동시 발동된 것은 2020년 3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2020년 3월 19일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촉발한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을 휩쓸면서 하루 만에 코스피가 8.39%, 코스닥지수는 11.71% 떨어졌다.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에 전염되면서 폭락한 이날 증시 상황은 4년 전 상황과 여러모로 유사한 점이 많다.

이날 국내 선물 시장도 요동쳤다.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날 오전 11시 00분 20초께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4년 4개월여 만에 발동됐다.

아울러 코스닥150 선·현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날 오후 1시 5분 19초께 코스닥시장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도 9개월 만에 발동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가 하루에 모두 발동된 것은 2020년 3월 23일 이후 4년 4개월여만으로 역대 16번째다.

당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추진하는 2조달러 규모 경기 부양 법안이 상원에서 부결됐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급랭시켰다.

이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110.66% 오른 45.86으로 마감하며 역대 두 번째로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직전 최대 상승률은 2019년 4월 10일 기록한 139.94%였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코스피가 급락할 때 급등하는 특성이 있어 일명 '공포지수'라고도 불린다.

mylux@yna.co.kr